삼구개발은 1960년대 후반에 개인 영세기업으로 시작하여 1976년에는 법인으로 회사를 설립하였고 현재는 업계의 정상에 오른 기업이다.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비, 미화, 일반 노무 등의 건물종합관리와 자산관리, 의료보조업무, 비서직·도우미, 안내와 사무보조업무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거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삼구개발의 성공 비결과 구자관(66) 대표를 만나보자.

 삼구개발의 시작
삼구개발은 구자관 대표가 1976년 직원 2명을 데리고 청소용역을 하면서 시작하였다. 직원 2명과 함께 시작한 일은 사업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일감은 적었지만 성실하게 묵묵히 일했다. 10년이 지나도 매출액은 고작 8,000여만원에 그쳤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일한 결과 일감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힘든 나날 속에서도 열심히 일한 대가인지 운이 좋게도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거치면서 아웃소싱 사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급속도로 커진 시장에 그동안 쌓아왔던 성실이라는 삼구개발의 이미지가 도움이 되어 삼구개발은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신세계그룹, SK그룹, 농심, 롯데제과 대한항공 등 500여개의 사업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장 근무자를 포함하여 8,000여명의 정규사원을 거느린 회사가 되었다. 매출도 2천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성실’이 가장 강한 무기
마케팅 부서는 아예 찾아볼 수 없는 이회사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회사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특별한데 있지 않았다.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삼구개발의 차별화 된 청소 서비스다. 다른 회사들은 사람들이 많이 보는 곳을 위주로 청소하지만 삼구개발은 보이지 않는 곳을 더 열심히 청소한다. 사람들이 보는 것과 상관없이 어느 곳이나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다. 이런 성실함이 오랜 시간 지속되다 보니 특별한 마케팅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인정받게 되었다.
일감이 없던 시절 삼구는 겨우 충무로 스카라극장 옆의 한 작은 빌딩의 청소 용역을 담당하고 있었다.

 사원들은 회사의 보배
삼구개발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현장 근무자들의 주인 의식이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서비스가 생명인 만큼 현장 근무자들의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게 현장 직원으로 평생을 살아온 구대표는 CEO가 된 지금도 직원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한다. 현장에서 일하는 청소원이나 미화원, 경비원들을 만나면 구대표는 90도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최일선에서 노고하는 직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구대표의 인사성은 이미 정평이 나있다. 이러니 다른 직원들은 말할 필요도 없다. 화장실 청소를 마친 미화원들에게는 “여사님, 고맙습니다.”, 근무를 마친 경비원들에게는 “고생이 많으십니다.”라고 인사한다. 추위에 떨며 새벽에 나와 정성껏 청소하고 자녀를 교육시키는 그들을 존경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회사의 복지나 급여 체계, 일하는 환경까지 직원들이 만족하며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놓고 있다. 따라서 삼구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은 삼구개발의 직원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며 회사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모두 열심히 일한다.
전국의 모든 회사가 위기를 겪었던 IMF 때, 삼구개발도 예외는 아니었다. 승승장구하던 삼구 역시 위기에 직면하였었다. 하지만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상여금을 모두 받지 않았고, 자동차 운영 보조금 반납, 회사의 에어컨을 모두 없애고 보일러 사용도 대폭 줄이는 등 회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꺼이 함께 해 주었다. 평소 사원들과 경영진의 신뢰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던 시기였다. 그는 최근에 회사 주식 38%를 임직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그의 명함엔 CEO가 아닌 ‘책임대표사원’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사무실 명패나 호칭 역시 마찬가지다. 일반 사원과 똑같은 사원으로 무한 책임을 지는 대표라는 뜻이다.

 초일류 기업을 향한 끊임없는 혁신
이미 아웃소싱 업계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한 삼구개발은 더욱 강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들을 개발하고 있다. 삼구의 HRM(Human Resource Management) 시스템은 수천 명의 현장 직원들의 업무를 계량화하여, 직원 교육 및 재배치에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사 업무 전체를 전산화하여 성과 관리를 돕는 BIS(Business Intelligence System)와 좋은 인재를 뽑아 평가하는데서 나아가 인재 육성을 돕고자 하는 BSC(Business Score Card) 등은 삼구가 자랑하는 시스템들이다. 업계의 특성에 맞게 자체적으로 개발한 이 시스템들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 원가를 절감하는 결과를 낳았고, 경쟁력을 키우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삼구개발은 더 나은 회사로 거듭나기 위하여 지난 해 말 책임경영을 선언하고, 전국의 사업장을 6개 본부로 나누었다. 본부장 책임 하에 경영을 하고 본부차원에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다. 아웃소싱 시장은 점점 과열되고 업체들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지만 삼구개발이 가지고 있는 성실한 서비스 정신과 직원들의 힘이 지금의 경제 위기도 거뜬히 해쳐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

“저는 회장이 아닙니다.
경영의 책임을 지는 책임대표사원일 뿐입니다.”

지난해 2월 65세의 나이로 용인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구대표는 올해 서강대 경제대학원에 입학하면서 또다시 공부의 불을 밝혔다.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이렇게 공부를 하는 이유는 단지 본사 직원 101명 모두 대졸자인 까닭에 직원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라고 한다. 학업을 접고 일찌감치 생계에 뛰어들었던 구대표가 업계의 정상에 우뚝 서 있는 삼구개발의 CEO가 되기까지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저는 어렸을 때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했습니다. 여름엔 아이스케키 장사를 하고 겨울엔 메밀묵 장사와 구두닦이를, 봄가을엔 신문팔이를 하며 생활했습니다. 공부를 하고 싶어도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진학할 수 없었던 저는 교복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이 가장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정릉천변에 있던 야학에 다니기 시작했죠. 사과 궤짝이 책상이었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야학을 마친 후에는 용문고등학교 야간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학교에 가는 식이었죠. 학교에 다니기 위해 남들보다 2시간 먼저 출근을 했지만 정작 오후 4시가 넘어 등교하려고 하면 공장 주인은 “네까짓 게 공부해서 뭐가 된다고 그러냐?”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그런 말을 들을수록 저의 공부에 대한 열정은 더 타올랐습니다. 과거에 부친과 함께 청소용 솔을 만들 때 청소 사업에 대해 잘 알았기 때문에 군에서 제대를 하고 청소부 2명을 데리고 회사를 시작했습니다. 한동안은 일감이 없어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사회에 연줄 하나 없는 제가 사업을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그저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해서 인정받는 방법 밖엔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서서히 저희 회사의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삼구에 일을 맡기면 건물이 훨씬 깨끗해지고 관리가 잘 된다는 입소문이 퍼진 것입니다. 업계가 점점 커져 많은 건물주들이 건물 관리를 아웃소싱하기 시작할 때 저희는 이미 자리를 잡은 상태였기에 많은 사업장을 확보할 수 있었고, 한 번 인연을 맺은 건물주와는 쉽게 계약이 끊어지지 않아 지금은 500개가 넘는 사업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항상 긍정적으로 현상을 보고 개척해 나갈 때 두려움이나 장애물은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사업보다도 어려운 분야에서 기업을 일궈왔지만 한번도 비관적으로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할 수 있음을 스스로 믿었고 이를 실천해 온 것입니다. 직원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신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우리 사원들이야말로 회사 발전의 원동력이며 보배라고 생각합니다. 그 보배들과 앞으로도 변함없이 상생의 관계를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취재┃김지연기자, 디자인┃박정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