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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 도(道)라고 할 수 있는 도는 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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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6 조회: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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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강남 /
출판사: 현암사 /
출판일: 199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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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노자가 <도덕경>에서 들려주는 진리의 말은 물질만능 주의에 빠진 현대인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한문으로 5천자 남짓되는 81편의 짤막짤막한 경전을 풀어쓰고 그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목차
- 제1장 도(道)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다
- 제2장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 제3장 마음은 비우고 배는 든든하게
- 제4장 도는 그릇처럼 비어
- 제5장 짚으로 만든 개처럼
- 제6장 도는 신비의 여인(玄牝)
- 제7장 하늘과 땅은 영원한데
- 제8장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
- 제9장 적당할 때 멈추는 것이
- 제10장 낳았으되 가지려 하지 않고
- 제11장 아무것도 없음 때문에
- 제12장 다섯 가지 색깔로 사람의 눈이 멀고
- 제13장 내 몸 바쳐 세상을 사랑
- 제14장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
- 제15장 도를 체득한 훌륭한 옛사람은
- 제16장 완전한 비움
- 제17장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 제18장 대도가 폐하면 인이니 의니 하는 것이
- 제19장 성스런 체함을 그만두고
- 제20장 세상 사람 모두 기뻐하는데
- 제21장 황홀하기 그지없지만 그 안에
- 제22장 휘면 온전할 수 있고
- 제23장 말을 별로 하지 않는 것이 자연
- 제24장 발끝으로는 단단히 설 수 없고
- 제25장 나는 그 이름을 모릅니다
- 제26장 무거운 것은 가벼운 것의 뿌리
- 제27장 정말로 잘하는 사람은
- 제28장 남성다움을 알면서 여성다움을
- 제29장 세상은 신령한 기물
- 제30장 군사가 주둔하던 곳엔 가시엉겅퀴가
- 제31장 무기는 상서롭지 못한 것
- 제32장 다듬지 않은 통나무처럼
- 제33장 자기를 아는 것이 밝음
- 제34장 큰 도가 이쪽 저쪽 어디에나
- 제35장 도에 대한 말은 담박하여 별 맛이
- 제36장 오므리려면 일단 펴야
- 제37장 하지 않으나 안 된 것이 없다
- 제38장 훌륭한 덕의 사람은
- 제39장 예부터 ‘하나’를 얻은 것들이
- 제40장 되돌아감이 도의 움직임
- 제41장 웃음거리가 되지 않으면 도라고 할 수가
- 제42장 도가 ‘하나’를 낳고
- 제43장 그지없이 부드러운 것이
- 제44장 명성과 내 몸, 어느 것이 더 귀한가?
- 제45장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모자란 듯
- 제46장 족할 줄 모르는 것
- 제47장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알고
- 제48장 도의 길은 하루하루 없애 가는 것
- 제49장 성인에겐 고정된 마음이 없다
- 제50장 그에게는 죽음의 자리가 없기에
- 제51장 덕은 모든 것을 기르고
- 제52장 어머니를 알면 자식을 알 수 있다
- 제53장 이것이 도둑 아니고 무엇?
- 제54장 대대로 제사를 그치지 않는다
- 제55장 덕을 두터이 지닌 사람은
- 제56장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 제57장 백성이 저절로 통나무가 된다
- 제58장 화라고 생각되는 데서 복이 나오고
- 제59장 검약하는 일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 제60장 작은 생선을 조리하는 것과 같다
- 제61장 큰 나라는 강의 하류
- 제62장 도는 모두의 아늑한 곳
- 제63장 어려운 일은 쉬울 때 해야
- 제64장 천릿길도 발 밑에서
- 제65장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아는 것이 많기 때문
- 제66장 강과 바다가 모든 골짜기의 왕이 될 수 있는 까닭은
- 제67장 내게 세 가지 보물이 있어
- 제68장 훌륭한 무사는 무용을 보이지 않는다
- 제69장 오히려 한 자 정도 물러서야
- 제70장 내 말은 알기도 그지없이 쉽고
- 제71장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
- 제72장 생업을 억누르지 말아야
- 제73장 하늘의 그물은 엉성한 것 같지만
- 제74장 위대한 목수 대신 나무를 깎는 일
- 제75장 백성이 굶주리는 것은
- 제76장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 제77장 하늘의 도는 활을 당기는 것과 같다
- 제78장 세상에 물보다 부드럽고 여린 것은 없다
- 제79장 깊은 원한은 한이 남는다
- 제80장 인구가 적은 작은 나라
- 제81장 믿음직스러운 말은 아름답지 못하고
서평자
- 성해영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교수, 미국 라이스(Rice)대학교 종교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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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
- 도(道)는 그리고 덕(德)은 우리에게 왜 필요한가?
- 서양인들이 가장 많이 읽는 동양 고전은 바로 도덕경(道德經)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도덕경이 한편으로 대단히 동양적이면서도, 동시에 서양인들의 마음을 울리는 통찰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수천 년 동안 서양인들의 정신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 플라톤(Plato)의 저작들이, 오늘날에 이르러 전 세계 사람들에게 널리 탐독되고 있듯 말이다. 중국에서만 1,500여 종의 주석서가 씌어졌고, 영어 번역본도 100종에 이르는 도덕경. 구체적으로 어떤 매력이 있기에 동서양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도덕경을 즐겨 읽고 있을까?
- 노자(老子)라는 인물이 기원전 6세기경 집필했다고 전해지는 도덕경은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다. 한자로 5천자, 그러니 200자 원고지로 25매에 불과하다. 하지만 도덕경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다루는 내용은 결코 범상치 않다. 즉 ‘도(道)’와 ‘덕(德)’에 관한 가르침이 주된 내용이다. 이 지면에서 소개할 도덕경의 번역자인 오강남 교수는 책의 머리말에서 ‘도’를 모든 것의 근원인 ‘궁극 실재’이자, 존재의 ‘근본 원리’로 간결하게 정의한다. 도는 하늘과 땅의 시작이며(天地之始), 만물을 낳는 어머니(萬物之母)와도 같다. 또 근원적 궁극 실재인 도는 하나를 낳고, 하나는 둘로 분화되며, 둘은 만물을 만드는 셋을 낳는다(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이처럼 하늘과 땅을 비롯한 모든 것들은 도에서 비롯되고, 또한 도에 따라 존재하므로 인간 역시 그 도를 벗어날 수 없다. 노자는 도에 가장 가까운 것으로 물을 꼽는다. 그러므로 마치 물과 같이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툼이 없으며, 가장 낮은 곳을 향해 흐르는 물을 닮아가는 삶이야말로 도에 가장 가까운 것이 된다(上善若水). 노자는 한발 더 나아가 도가 인간이나 사물 속에서 마치 물과 같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고 구현될 때, 우리에게 ‘덕’이라는 만물을 제대로 자라나게 만드는 힘이 생기게 된다고 주장한다(德畜之). 요컨대 도덕경은 우주 창생의 원리에서 시작해, 우리에게 도를 따르는 삶을 통해 덕을 키우라는 중요한 윤리적 가르침까지 전한다.
- 도덕경은 짧지만 심오하다. 후루룩 읽자면 채 한 시간도 안 걸리겠지만, 그 참뜻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에는 한평생으로도 부족할는지 모른다. 종교 경전의 거개가 그러하듯 도덕경 역시 일상적인 단어를 사용해 존재의 궁극적인 원인과 세상이 만들어지는 근본 원리에서부터, 공동체의 바람직한 구성 방식과 개인의 지혜로운 처세에 이르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것을 망라하고 있는 탓이다. 농도 짙은 서술방식 때문에, 도덕경은 거듭 읽을수록 그리고 우리의 연륜이 쌓일수록 더욱 깊은 깨달음의 속살을 드러낸다. 그 점에서 오강남 교수가 옮기고 풀이한 도덕경은 우리에게 좋은 안내자이다.
- 우리나라에도 이미 좋은 번역서와 주해서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지만, 오 교수의 도덕경은 몇 가지 이유로 그 중에서도 우리의 눈길을 끈다. 우선 스스로가 도덕경을 좋아해 오랫동안 삶의 지표로 삼아 온 탓인지, 도덕경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그의 책에서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세계 여러 종교를 두루 연구한 노학자의 식견이 풀이의 꼼꼼함으로 책 전체에 배어있기도 하다. 이 책의 한 장을 실제 사례로 살펴보자. 14장의 제목은 ‘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視而不見)’으로, 해당 본문의 가장 첫 문장에서 따오는 전통적인 방식을 취한다. 그리고 ‘도의 신비적 초월성’이라는 보다 현대적인 부제를 달아 장의 내용을 부가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본문 풀이는 다채롭다. 도를 궁극적 실재로 정의하고, 기독교, 힌두교, 도교 전통의 궁극적 실재 이해를 비롯해 독일의 종교학자 루돌프 오토(Rudolf Otto)의 신비 개념에 이르는 다양한 사상들을 망라해 도의 초월성을 풀이한다. 이처럼 비교의 관점에 입각해 도덕경을 입체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물론 이런 친절이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을 비롯해, 독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사전 지식이나 추가적인 공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리어 부담스러울 수 있으리라. 그래서일까. 책의 말미에는 도덕경의 영어 번역뿐만 아니라, ‘더 읽으면 좋을 책’도 꼼꼼하게 붙어있다!
- 95년 처음 출간된 이후 최근의 개정판에 이르기까지 오강남 교수의 도덕경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이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독자를 배려하려는 태도가 그의 책에 배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도덕경의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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