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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골드

2016-01-01 조회: 1,666

저자: 조한나,이수진 / 출판사: 영림카디널 / 출판일: 2015-07-01

프롤로그
제1부 해방
아델레의 비엔나: 시(詩)와 특권이 있는 삶
예술계의 제왕
해방된 유대인 이민자들
󰀟
제2부 사랑과 배신
타락한 예술
“그대는 나의 안식”
보답 없는 사랑
󰀟
제3부 속죄
역사적 기억상실증
탄탈루스의 아이들
역사의 계승자들
󰀟
감사의 글

서평자

정하중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독일 Köln대학교 법학박사)

서평

- 역사 속에서 박해와 속죄의 의미
- 『우먼 인 골드』는 오스트리아의 걸출한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 7. 14–1918. 2. 6)의 대표작인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에 얽힌 복잡하고 파란만장한 이야기에 관한 저술이다. 수많은 역사적인 사건현장을 취재하여 온 노련한 저널리스트인 저자 앤 마리 오코너는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가족사와 그림의 운명을 섬세하고 유려한 필체로 담아내고 있다.
- 클림트의 작품은 관능적인 여성 이미지와 찬란한 황금빛, 화려한 색채를 특징으로 한다. 그는 성(性)과 사랑, 죽음에 대한 풍성하고도 수수께끼 같은 알레고리로 많은 사람을 매혹시켰다. 특히 그가 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던 빈 분리파를 탈퇴한 후에 그의 작품은 이른바 황금시대를 맞게 된다. 클림트는 이탈리아 라벤나의 모자이크와 장식적인 패턴, 금을 사용하여 눈에 띄는 독창적인 양식을 발전시켰다.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1907)뿐만 아니라 ‘프리차 리들러의 초상’(1906), ‘입맞춤’(1907–1908), ‘다나에’(1907–1908) 등이 이 시대에 나온 걸작들이다. 특히 오스트리아의 모나리자로 불리우는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은 2006년 에스티 로더 창업자의 아들 로널드 로더에게 1억3천500만 달러에 팔려 역사상 가장 비싼 값에 거래된 그림 중의 하나가 되었다.
- 『우먼 인 골드』는 제1부 ‘해방’, 제2부 ‘사랑과 배신’, 제3부 ‘속죄’로 구성되고 있다. 제1부 ‘해방’에서는 19세기 말 합스부르크 왕가가 지배하였던 오스트리아-항가리 제국시대의 비엔나의 모습, 오스트리아 유대인 상류층을 대표하는 모리츠 바우어의 막내딸로 태어난 아델레의 인생, 화가로서 클림트가 성공하는 과정, 그리고 아델레와 클림트의 만남과 아델레 초상화의 제작에 대하여 아주 세밀하게 기술하고 있다. 제2부 ‘사랑과 배신’에서는 독일에서 히틀러의 나치정권이 수립된 것과 오스트리아와의 합병, 아델레의 조카인 마리아의 출생과 결혼, 나치정권의 유대인에 대한 재산약탈과 홀로코스트, 블로흐-바우어 가문의 불행과 탈출, 전쟁의 종결에 관하여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벌거벗은 정치권력에 의하여 인간의 존엄성이 얼마나 무참하게 짓밟히고, 예술작품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충격적인 실화를 전해주고 있다. 제3부 ‘속죄’에서는 나치의 범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 내지는 방조하였던 오스트리아의 무책임성과 은폐, ‘아델레 블로흐-바우어의 초상’을 반환받기 위한 아델레의 살아 있는 마지막 핏줄인 마리아와 젊은 변호사 랜돌 쇤베르크의 8년에 걸친 끈질긴 법정투쟁, 그림의 반환을 둘러싸고 야기된 상속자들 간의 견해의 대립을 그리고 있다.
- 저자는 『우먼 인 골드』를 통해 역사의 변화과정 속에서 정치와 예술과의 관계, 박해에 대한 보상, 정의의 의미에 대하여 예리한 통찰력을 가지고 기술하고 있다. 과연 속죄의 의미란 무엇인가? 대부분의 오스트리아 시민들은 독일과의 합병이나 히틀러의 비엔나 입성을 열렬히 환호하였으며, 홀로코스트에 적극 가담하거나 또는 방조하지 않았는가? 우리도 마찬가지로 피해자였다는 주장 또는 당시의 정치적 상황에서 불가피하였다는 변명은 과연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유대인들로부터 강탈한 예술품이 대부분 자발적인 기증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답변은 역사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는가?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의 반환을 둘러싸고 야기되었던 오스트리아와 블로흐-바우어 가문 후손들과의 법적 공방은 왠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제기되고 있는 한국과 일본과의 갈등을 연상시킨다.
- 한편 오스트리아와 상속자들 간에 합의가 이루어지고, 오스트리아가 적정한 가격으로 그림을 다시 매수하여 벨베데레 미술관에 계속 전시하였더라면 넬리가 주장하였던 바와 같이 오스트리아와 비엔나를 깊이 사랑하였던 아델레와 클림트의 바람에 보다 맞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을 하면서 서평을 마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