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ID란? 
K 부장을 놀라게 한 RFID는(무선 인식 전자 태그: radio-frequency identity) 전파를 이용해 무선으로 정보를 인식하고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한데, 정보를 담은 전자 태그와 이를 읽는 판독기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교통카드가 RFID의 좋은 예다.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교통카드가 일종의 전자태그이고 버스마다 설치된 카드 리더기가 RFID 판독기인 셈이다. 교통카드 시스템 덕에 시민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일일이 현금을 준비하지 않아도 됐고, 버스 회사 역시 무임 승차자를 없앴다.

기존 RFID, 어떻게 쓰였나?
지금까지 기업들은 RFID 기술로 생산, 재고 관리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왔다. 우선, 정보를 담은 전자 태그를 상품에 부착한다. 상품이 이동할 때마다 RFID 판독기로 읽어 상품 이동경로를 기록하고 관리했다. RFID 시스템으로 정보를 관리하면 실시간으로 정보를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의 누락과 분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전자태그에 정보를 작성한 사람의 이력이 남기 때문에 정보 책임 관리가 가능해진다. RFID 정보 관리 시스템은 언제 어디서든 중요한 문서를 찾을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기업의 정보 검색 엔진”이라 불리고 있다.

 RFID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월마트(Wal-Mart) 사례를 살펴보자. 월마트는 2003년부터 상품의 포장 박스와 포장박스를 운반하는 이동 선반에 모두 RFID 전자태그를 부착했다. 물류와 유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그 효과는? 월마트는 실시간 재고관리로 고객들의 수요에 맞게 제품을 진열할 수 있었다. 연간 약 2.9억 달러 가량의 매출 증가 효과를 봤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최근 현대자동차가 RFID를 도입해서 부품 협력사와의 정보 네트워크를 형성중이다. 현대차는 협력사와의 정보 공유를 통해 불량, 반품, 재고 부담이 감소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현대자동차가 RFID 시스템을 통해 협력사간의 거래 가격 정보를 쉽게 파악함으로써 납품 단가를 투명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많은 기업들이 RFID 시스템 도입을 망설이고 있었을까? 비용 때문이다. 전자태그는 개당 150원~200원이 들고, RFID 리더기도 개당 20만원~30만원이 든다. RFID 시스템 초기 구축 비용이 매우 높다.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RFID 전자태그가격이 개당 100원 이하로 내렸다. 하지만 고가의 리더기가 여전히 문제였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고가의 리더기, 사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이 모바일 RFID로 변신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모바일 RFID란?
모바일 RFID란 휴대폰에 RFID 정보를 판독할 수 있는 칩을 내장함으로써, 스마트폰이 RFID 판독기의 역할을 대신한 것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가격 부담 없이 RFID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최근에 등장한 스마트폰은 단순 정보 판독 기능을 뛰어넘었다. 인터넷으로 실시간 정보 공유도 가능하다. RFID 스마트폰은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SK텔레콤과 KT 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RFID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스마트폰은 백화점, 할인마트, 편의점, 자판기, 영화관, 테마파크 등과 제휴할 계획이다. 메뉴판에 부착된 태그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기만 해도 메뉴의 선택과 결재, 수령 등이 한번에 이루어지게 된다. 이처럼 모바일 RFID는 기업 내부의 정보 관리 시스템(B2B) 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RFID 정보를 제공(B2C)해서 편의성을 높였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은 모바일 RFID시스템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모바일 RFID를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을 살펴보고 해답을 찾아보자.

필요한 약이 언제든지 구비되어있는 약국의 비밀은?
동네 작은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 고객 상대하랴, 약을 제조하랴, 재고 관리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바쁘다 보니 유효기한이 지난 의약품 등을 분류하고, 관리하는데 까지는 신경쓰기 어려워 항상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최근 환절기 감기가 유행하면서 감기 몸살 약이 날개 돋친 듯 팔렸는데 재고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손님을 여럿 돌려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 모바일 RFID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폰을 구입한 A씨는 이러한 고민을 한번에 해결했다. 휴대폰만으로 A씨는 약국에서 필요한 의약품의 수량을 실시간으로 한눈에 파악하게 됐다. 약품 과잉이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실시간 재고관리로 약이 품절되는 일이 없어지자, 소비자들이 A씨의 약국을 자주 찾게 되어 매출도 늘었다. 또한, 의약품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기만 하면 약품의 유효기간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 반품 비용도 줄어들고, 고객들에게 안전한 약품을 판매하게 됐다.

How to 1. 기업 내부에 효율적인 정보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라.
최근 한미약품은 협력사와의 물류, 유통 정보 관리 시스템에 세계 최초로 모바일 RFID를 시범 도입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의약품의 경우 복잡한 유통단계 때문에 의약품 납품 비리와 안전이 문제가 되곤 했었다. 한미약품은 신뢰도 높은 의약품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정부와 손을 잡고 모바일 RFID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미약품은 제약 생산 부문에서 원료의약품/자재 등에 RFID 전자태그를 부착하고 의약품 원료 기업이나 제약사와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미 약품은 원료 주문 및 공급을 자동화했다. 그 결과 창고에 입출고되는 원료와 완제품 수량을 파악하고 수요에 기반한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해졌다.

또한, 한미약품은 모바일 RFID의 활용 영역을 협력사 관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통 부문에까지 도입했다. 제약사와 도매상, 병원, 약국, 소비자에게까지 RFID 정보가 공유될 수 있도록 모바일 RFID 시스템을 확장했다. 도매상이 보유한 의약품 실재고 정보가 제약사와 공유되어 효율적인 제품 발주, 납품, 판매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이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유통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 한미 약품은 앞으로 소비자들에게도 RFID 전자태그 정보를 공유 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모바일 RFID는 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신뢰성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소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호텔 열쇠를 대신한 모바일 RFID, 고객의 번거로움을 덜다
제주도에 비즈니스 관련 출장을 가게 된 B씨. 출장을 나갈 때 마다 호텔 방 열쇠를 가지고 다니는 일이 가장 귀찮다. 호텔 열쇠를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신경이 쓰이고, 방 번호가 적힌 호텔 열쇠 고리가 너무 커서 들고 다니기에 번거롭다. 그런데 이번 출장 때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동료 C는 이런 불편함에서 해방됐다. 스마트폰으로 호텔 체크인, 체크아웃을 한번에 해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을 방문의 손잡이에 가져다 대니 열쇠가 없어도 호텔 방문이 저절로 열리고 닫혔다. 스마트폰이 방 열쇠의 기능까지 한다니, B씨는 세상 참 좋아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How to 2. 고객의 편의성을 높여라
미국의 호텔 체인 홀리데이인(Holiday Inn)은 객실 예약과 정보확인을 위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호텔 출입카드 대신 모바일 RFID를 이용하여 출입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 시스템으로 호텔 투숙객은 호텔 객실 문에 부착되어 있는 전자 태그에 RFID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체크인과 체크 아웃이 기록된다. 고객은 따로 호텔 열쇠를 관리할 필요가 없다. 호텔은 열쇠 분실 위험도 없을 뿐 더러 고객 출입 관리 기록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비용도 줄이고 업무 효율성까지 높인다.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모바일 RFID는 할인마트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앞으로 소비자는 전자 태그가 붙어있는 상품의 생산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계산원 없이도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상품의 결재를 바로 할 수 있다. 상품 구매를 위해 기다릴 필요도 없다. 기업은 RFID 전자 태그를 부착한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한번에 재고 관리와 소비자 구매 내역 분석을 할 수 있다.

RFID 전자태그를 제품 (Product)과 장소(Place)에 부착하고 모바일 RFID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면, 기업은 고객의 정보를 관리하는 동시에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게 되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마트에서 장보는 주부들의 걱정을 해결하다
5년차 주부 D씨는 마트에 갈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제품 바코드에 표시되어 있는 원산지가 진짜인지, 의심 가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안전한 먹거리를 사고 싶지만, 대형 마트 조차 원산지 표시를 위반한다는 뉴스를 볼 때면 가슴이 철렁 한다. 특히 소고기를 살때면 한우인지 미국산 소고기인지 의심이 간다. 최근 D씨는 모바일 RFID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근심을 덜었다. 마트에서 모바일 RFID로 식품의 정보를 확인하면, 식품의 원산지와 생산일자, 유통정보 및 식품의 유통기한까지 알 수 있어서다. D씨는 정보를 확인한 후 안심하고 장을 볼 수 있게 됐다.

How to 3. 차별화된 브랜드를 관리하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축산에 모바일 RFID가 도입된다면? 상품 태그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고 상품 이력을 조회하면 원산지뿐만 아니라 생산자, 생산일자, 유통기한까지 자세히 표시 된다. 캐나다는 이미 RFID 가축 추적 시스템을 법제화하여 모든 소의 이력을 RFID로 관리해 투명한 생산, 유통 시스템을 구축했다.

앞서 논의했던 K 부장의 가짜 양주 판별 역시 이와 같은 RFID 적용의 사례이다. 국세청은 가짜 양주의 유통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양주에 RFID 전자태그를 부착하도록 했다. 2012년부터는 국내 제조 위스키 전 제품과 수입 양주에 RFID 전자 태그를 부착, 유통 이력을 추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모바일 RFID가 활성화된다면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 망을 통해 해당 회사의 서버에 접속하여 상품의 진품 여부, 원산지, 생산 일자, 유통기한 등의 정보를 바로 확인 가능하다. 가짜 논란이 많은 양주. 스마트폰만 가져다 대면 누구나 진위 여부를 그 자리에서 바로 가려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처럼 원재료 이력 관리 및 재고관리가 중요한 명품, 제약, 주류, 축산 등 유통의 경우는 브랜드 관리의 수단으로 모바일 RFID를 활용할 수 있다. 모바일 RFID 실시간 상품 식별은 소비자들에게 가짜가 아닌 진짜 상품의 브랜드 로열티를 강화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모바일 RFID, 세상을 똑똑하게 만들다
정부는 한국을 이끌어갈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모바일 RFID를 선정했다. 50억원 규모의 모바일 RFID 신 성장 동력 프로젝트는 기술의 연구 개발과 상용화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는그동안 RFID 도입에 소극적이었던 국내 기업들이 모바일 RFID를 도입할 수 있도록 도우며  향후 세계 모바일 RFID 시장을 선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결과, CJ GLS, 포스코, LG전자, 더 베이직하우스 등 제조, 물류 기업을 중심으로 RFID 시스템이 확산되고 있다.

비즈니스 환경을 크게 바꿀 신성장동력 모바일 RFID는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과 기업, 기업과 소비자를 가깝게 만드는 모바일 RFID를 똑똑하게 우리 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