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를 맞으며 또 나이를 속여가며 고집했던, 중학생의 창업이야기
IGM: 중학교 때부터 사업을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쉽게 시작할만한 경험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중학생으로서 ‘사업이라는 것’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이하 표철민): 중학교 2학년 때 홈페이지 만드는 걸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제 홈페이지에 ‘.com(닷컴)’ 주소를 붙여주고 싶어서 알아보다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개인 홈페이지에 ‘.com(닷컴)’ 주소 등록을 알아봤는데 굉장히 방법이 어렵더라고요. 우여곡절 끝에 저는 등록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도 등록하기 쉽지 않겠다’ 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쉽게 등록 방법을 소개하는 사이트를 조그맣게 열었는데,.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게 되고, 큰 도메인 정보 사이트가 되었죠. 거기서 도메인 등록 대행을 처음 시작하게 되면서 매출이 발생하게 되고 중학교 3학년 때 첫 법인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거죠.
IGM:'개인적으로 ‘.com(닷컴)’ 을 달고 싶어서 사이트를 열었고, 사람들에게 전수해 주고 싶어서' 라고 말씀하셨는데, 법인을 세운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요.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이 있으셨나요?
표철민: 아니오. 부모님도 전혀 관련 없는 분야에 계시고요. 그냥 사업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넌 뭐가 되고 싶니 물었을 때, 사업가가 뭔지도 모르면서 주변에 계신 이웃 아저씨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고, ‘사업가’가 되고 싶다고 했어요. 우연히 어떤 고객께서 사업자등록을 내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어요. 도메인 등록대행을 하면서 매출이 발생하니 등록을 하려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세무서에 찾아갔는데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그런데, 전례가 없다. 중학생이 창업을 한 선례가 없다.” 그래서 번번이 퇴짜를 맞았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개인적으로 독도 도메인을 가지고 있었는데, 독도 관련 단체에 기부를 하게 되면서 기사가 났죠. 그 기사를 가지고 세무서에 가서 '진짜로 창업을 한 학생이 맞다'를 증명했지요. 그래서 그때서야 겨우 창업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아빠보다도 더 많이 버는 아이였어요. 학교갔다가 돌아오면 그 때 당시 하루에 통장에 약 200만 원 정도가 쌓였습니다. 가족들도 깜짝 놀랐죠(웃음).
IGM: 경제적인 관점도 가지고 있었나 봐요. '돈이 벌리는 재미'를 느끼셨나요?부모님이 좋아하셨을 것 같아요. 학교 다녀오면 하루에 200만 원씩 버는 그 상황이 지금 생각하면 효자가 아닌가 싶은데요(웃음).
표철민: 처음에는 돈을 벌려고 했던 건 아니에요. 재미있어서 하던 일이었는데 어떻게 우연히 중학생이 돈을 벌게 된 것이죠. 그런데 법인을 세운 이후로는 정말로 제대로 돈을 벌고 싶었어요. 그렇게 우연히 애들 장난처럼 했던 일이 벌써 10년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어떻게 하셔야 할지 모르셔서, 처음엔 말리는 입장이셨어요. 그 때 혼나기도 많이 혼났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쨌든 남들이 하지 않았던 일들을 어린 나이에 하다 보니까요. 일단은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은 그 당시에는 만류가 굉장히 심했어요. 아무도 여태까지 학생이 그런 선례가 없으니, 서로 이해하는 것이 힘들었죠. 결국,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나와서 오피스텔에서 살았어요. 밤새서 일하고 학교가고, 학교에서는 선생님한테 두드려 맞고 그랬던 시간이었죠.
IGM: 우리나라 상황에서 어린 나이에 사업을 한다는 것이 환영만 받을 일은 아니었나 보네요. 어린 학생이 돈 때문에 사업을 할까봐 주변에서 만류가 심했을 거라는 짐작이 듭니다.
표철민: 다행인 것은 어쨌든 좋은 친구들이 많았어요. 학생이었지만 실력 있는 친구들이 합세해서 정말로 남들이 볼 때 이 친구들이 제대로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시작했는데, 나중에 주변 친구들을 많이 합류시켰습니다.
IGM: 나이때문에 특별히 힘들었던 경험이나 재밌었던 경험이 있으셨나요?
표철민: 언론에 소개되기 전에는 마흔 살이라고 하며 제 나이를 속였죠. 전화오면 목소리도 늙게 내고요. 우린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이 목적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팀이 독도 도메인을 기증하게 되면서 언론에 소개가 됐고 제 나이가 알려지고 기업 고객들이 떨어져 나갔어요. 개인들이 우리의 존재를 알게 된 거죠.
일장일단이 있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이 팀에 합류하려고 서울에 올라오고 그랬습니다. 지방에서 디자이너, 개발자 등등 공부 빼고 다 잘하는 친구들이 방학이면 다 보따리 싸고 올라와서 합숙하며 일을 했어요. 서비스 하나만큼은 어른들과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 덕분에 매출을 올릴 수 있었고, 꾸준히 좋은 서비스를 내 놓을 수 있었습니다.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중,고등학교 시절이었지만 일을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IGM: 월급을 정기적으로 줄 수 있으셨나요?
표철민: (많이 줄 수 없으니) 조금만 줬죠. 저희들에게는 자기 꿈을 발현할 공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피터팬 CEO가 겪었던 실패스토리
IGM: 네 번의 사업 중 성공 스토리도 있었지만, 참담한 실패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중에 어떤 실패 스토리가 기억에 많이 남나요?
표철민: 제가 했던 사업이 일단 계속 실패였어요. 실패, 실패, 실패였죠. 첫 창업도 결국은 학생들이 뭔가 해보려고 했으나 3년 뒤 어그러졌고, 두 번째도 한 1 년 정도 하다가 대학에 와서 어그러졌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3학년 올라갈 때 시작한 것이 지금의 위자드웍스라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도 불과 BEP를 맞춘 것도 한 1년밖에 안 됐습니다. 월급도 못 주고, 거의 2년 반 동안 계속 까먹었어요. 그러다가 우리가 만든 게 위젯이라는 아이템이었어요. 지금은 모든 핸드폰이나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탈에 들어가는, '위젯'이라는 용어를 한국에 처음 소개했어요. 당연히 그러다 보니 오랜 시간 라면을 먹을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지금 하는 회사도 아직 과정 중에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성공이냐 실패냐를 말할 수 없는 거죠.
그 상황에서 최근에 또 SNS를 이용한 소셜게임회사를 런칭했습니다. 사실은 하나를 끝내고 하나를 시작해야 하는데, 위젯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고 판단했습니다. 미국에서 소셜 게임이 인기 있는 분야가 됐어요. 근데 한국에는 주요한 플레이어가 없어서 이걸 우리가 해야겠다 발견한 겁니다. 매번 결과가 어떻게 나든 간에 시작을 한다는 판단은 '촉'이 올 때 하는 것 같아요.
IGM: '촉'이라는 게 뭐죠?
표철민: '뭔가 이건 내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IGM: 그렇다면 여태껏 '촉'이 좋은 아이템들을 발굴하고 그것을 성공으로 이어오다가 실패를 겪었다고 하셨는데 왜 실패를 했다고 생각하세요? 좋은 아이템도 있고, '이건 내 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표철민: 실패의 이유가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나이에 대한 피해의식이 있었습니다. 굉장히 어려서부터 창업을 해서 피해의식이 컸거든요. 나를 제외한 모두는 다 정상인들이고, 정상적인 나이에 정상적인 코스를 밟아 정상적인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인정해주는 사람들이었죠. 그런데 '이 친구는 애초에 특이했던 거야'이런 생각으로 저를 봤어요. 언론과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지만, 그 관심이 결코 긍정적일 수만은 없었어요. 그런 것에 대한 피해의식을 항상 가지고 살아왔던 거죠.
IGM: 사람들이 사실은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대단하다고 평가를 하잖아요.
표철민: 언론을 통해 기사를 접한 독자들은 일차적으로 부러워한 다음, ‘쟤는 뭔가 문제가 있을 거야’라고 시기와 질투와 시샘을 하죠. 대부분이 그랬어요. 그게 너무나 드러나서 피해의식이 생겨요. 항상 조심을 해야 하죠. 그러면서 10년이 지나왔던 거에요. 요즘 와서야 겨우 ‘그래 니들은 맘대로 떠들어라. 나는 나대로 살란다’라고 생각해요. 정말 얼마 안 됐어요.
IGM: 그런 계기가 있으셨나요?
표철민: 그 동안에는 '나이가 어린데 창업을 했다'로 관심을 받았는데 위자드웍스가 위젯 사업을 궤도에 올리게 되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위자드웍스라는 회사를 안 후 알고 봤더니 사장이 어리더라'라고 느끼시는 분들이 조금씩 생겼어요. 그건 대단히 저에게는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해보니까 된다'라는 것도 느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어떤 피해의식을 갖지 않기로 했어요. 요즘 와서 느끼는 건 어린 나이는 전혀 문제가 아니고, 핑계가 될 수 없다라는 생각이에요. 사업은 죽었다 깨어나도 또 세상 사람들이 사장이 어리다는 걸 알더라도 성공시킬 수 있어야죠. 그건 어디까지나 주어진 상황뿐이지 그걸 가지고 ‘난 이래서 안 돼’라고 자책하는 건 안 되죠. 당연히 사람들도 알고 있고. 그래서 최근에 느끼는 것은 자유로움이에요.
사업을 하는 젊은 친구들은 사람들이 막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니까 일반적으로 겉멋에 빠져요. 그러다가 이제 뭐가 일이 좀 안 될 것 같으면 또 남 탓을 해요. 남 탓. '아 세상이 이렇게 어린 창업자를 이해해주지 않는 거구나'. 그런데, 사실은 지금 겪고 나서 생각해보니 그것은 결국 내 능력의 한계인 거에요. 그걸 남 탓 할 필요 없구요. 남들은 이 친구가 나이가 많든 적든 하는 일로 판단을 해주거든요.
창업은 대충, 경영은 제대로 하라
IGM : 사업을 새로 한다는 것은 성공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클 것 같습니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비결이 있으신가요?
표철민: 저는 그냥 창업을 고려하는 친구들에게 ‘대충 창업해라’라고 말해줘요. 사람들이 대단히 두려워하기 때문에 창업을 못해요. 창업은 마치 딴 나라 이야기인 것만 같이 생각하구요. 근데 사실은 친구 둘이서 좌판 하나만 깔면 그게 창업이잖아요. 근데 대부분은 거창하게 그럴듯한 사무실에서 해야만 창업인지 안다니까요. 사실은 제일 친한 친구와 자기가 익히 좋아하고 즐겨 하고 잘하는 아이템 하나 가지고 동네 고물상에 버려진 컴퓨터와 책상을 주워다가 학교 어디 골방에 시작하는 게 창업이에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대단한 것만이 창업이 아니에요. 그래서 항상 말하는 것이 ‘대충 창업하자’ 입니다. 물론 대충 창업하면 안 되죠. 하지만 대충이라도 해야 해요. 아무도 창업을 안 하니까. 대충이라도 창업을 해라 이거죠. 대충 창업하고 경영을 제대로 하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보통 제가 하는 이야기는 두 파트로 나눠져 있는데, 대충 창업하기와 제대로 경험하기입니다.
IGM:그러면 표 대표님은 대충 창업을 4번 하셨던 건가요? 쌓았던 모든 것을 잃을 수 있잖아요?
표철민: 그렇죠. 전 대충 창업했다고 생각해요. 맨 처음에 저는 빈털터리였잖아요. 위자드웍스 처음 시작할 때도 학교에서 골방에서 컴퓨터를 주워다 시작했죠. 고물상에서. 그때를 생각하면 잃을 게 없잖아요.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많이 얻었죠. 그런데 만약 지금 가진 그 알량한 일부 때문에 제가 무언가 새로 도전을 못하게 된다면 그건 불행한 일일 거에요. 전 아직 젊은데. 그래서 설사 지금 이것만 계속 해서 더 키울 수 있다 하더라도. 기왕이면 재미 있게 살고 싶은 게 제 삶의 모토입니다. 창업을 하고 싶어서 했던 것도 아니고. 재미 있어서 한 거고. 앞으로도 그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재미 있어 보이는 곳으로 가는 거죠. 앞으로도 계속 될 거에요. 그 와중에서 잃을 수도 있겠죠. '쫄딱' 망할 수도 있을 거에요. 그러나 애초부터 가진 게 없었으니. 망한다 하더라도 전 다시 시작할 거에요.
IGM: 대표님이 가지고 있는 삶의 주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성공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표철민: 재미입니다. 재미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성공이란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둘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주위에 정말 좋은 말씀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건 큰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왜냐면 저는 애매한 세대에요. 벤처가 붐이 꺼지는 시기. 좋은 경험을 한 사장님들, 회장님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은 후배들을 키워야 하는데 후배들은 전무한 상황이에요.
88만원 세대니 해서 아예 전무한 상황. 그 상황에 어떤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배우려고 들어요. 그래서 그분들은 만나면 흔쾌히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말씀해 주시죠. 제게는 그런 선배님들이 많아요. 그분들이 해야 될 것, 해서는 안 될 것, 본인이 하셨는데 어땠다더라, 그런 굉장히 주옥 같은 경험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시거든요. 그런 분들을 2주에 한 번씩은 만나서 정말 가슴 뭉클해지는 게 느껴질 정도로 좋은 이야기를 듣고 살아요. 물론 그 분들은 신랄하게 말씀하시죠. “그 따위 밖에 못해!”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고맙죠. 밖에 나가면 사람들은 저한테 '우아'하잖아요. 하지만 그런 말은 전혀 들을 필요가 없어요. 하지만 2주에 한 번씩 쓴 소리 해주시는 분들을 만나면 정말 고맙습니다.
IGM: 성공을 안 했다 하시는데 작년도였죠, <비즈니스 위크>의 아시아의 젊은 기업가 25인에 선정이 되셨어요.
표철민: <비즈니스 위크> 아시아 독자들이 추천을 하고 했다고 하던데. 그것도 중요한 건 아니죠. <비즈니스 위크>에 베스트 안터프라너가 돼야지 베스트 영 안터프라너가 되면 의미가 없죠.
창업은 30년 뒤 우리경제를 먹여살릴 다음세대를 위한 씨앗
IGM : 많은 분들이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일본이 한 때 잘 나가다가 이렇게 힘든 것도, 중국이 잘 나가고 있는 것도 새로운 기업가 정신의 유무에 따른 것이다'라고요. 대표님이 생각하시는 기업가 정신은?
표철민: 저도 사실 기업가 정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게 오래되지 않았는데, 요새는 정말 필요하다고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고용의 대부분, GDP의 1/3을 중소기업이 하고 있는데, 지금은 중소기업이 많이 존재하지만 앞으로의 상황도 그렇게 될까요? 의문입니다. 1000억 클럽에 가입되어 있는 200여 개 중소기업은 굉장히 오래된 기업들이에요. 지금 시작을 많이 해야 30년 뒤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리는 팀이 나오겠죠.
지금 우리 세대는 대부분 개인의 영달 혹은 대기업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살기 때문에 일을 도모하지 않죠. 그런데 이것은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가져라고 외치는 차원을 넘어서 아주 무서운 문제에요. 다음 세대를 위한 씨앗이 없다는 것은 국가적인 문제죠. 그건 기업가 정신 정도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나서서 어떻게든 창업을 활성화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IGM: 창업만이 답일까요?
표철민: 창업만이 답이에요. 기업에 사이클이 있잖아요. 기업은 항상 사이클을 가지고 돌아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아이템을 갖고 가다가 다음 아이템을 잡지 않는 한 분명히 성장히 멈출 거에요. 그래서 삼성 같은 대기업도 끊임없이 뭔가 찾으려 하는 거구요. 물론 대기업들도 끊임 없이 찾겠죠. 그러나 지금 있는 사업 풀 보다는 적어질 수밖에 없어요. 늘어날 수는 없겠죠. 늘어나려면 중소기업의 신규 공급이 있어야 하죠. 그러려면 새싹들을 키워야겠죠. 대기업은 알아서 잘 할 거고요. 그러나 반드시 다음 세대를 위해서 지금부터 열심히 새싹들을 키워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국가적인 명제라 생각합니다.
위자드웍스의 마법같은 경영이야기, 그리고 10년 후의 꿈
IGM: 위자드웍스가 위젯을 국내에 처음 도입을 하고 소개를 하고 비즈니스화 시켰습니다. 대형 포털사이트를 비롯해서 국내 대기업 클라이언트도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대기업도 안 했던 사업분야를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요?
표철민 : 위젯이란 개념은 미국에서 처음 나왔어요. 한국에 소개를 한 건 저희가 먼저 했는데. 미국에서는 한정된 개념이었어요. 위젯개념을 일반 회사들도 많이 알았지만, 될 거라고 바보처럼 믿었던 사람이 많지 않았던 거죠. 옛날에는 컴퓨터에 깔아서 컴퓨터가 느려졌는데. 이 위젯을 웹에 붙이는 순간으로부터 느려지지도 않고 설치
할 필요도 없습니다. 블로그나 카페를 더 예쁘게 꾸미는데 액세서리가 된 거에요. 그래서 위젯이 새롭게 조명을 받았어요. 그게 처음에는 사람들이 왜 필요하냐고 했는데 위젯을 많이 만들어 놨더니 어느 순간 인정을 하게 됐어요.
처음에 열 개 스무 개 있을 때는 신경을 안 쓰다가 100개 200개 300개 되니까 네이버랑 계약을 하고 이제 네이버에 공급이 시작됐어요. 지금은 하루에 2200만 개의 위젯을 제공하는데 사람들은 이것이 옛날에 당신들이 생각했던 위젯이었다라고 하면 대단히 놀랄 거에요.
IGM: 벤처기업은 인재와 기술력이 핵심인 것 같습니다. '아시아 No.1' 위젯 기술력은 어떻게 확보하고 계세요?
표철민: 위젯은 오래 했으니 저희가 기술력이 높죠. 저희 밖에 없었고 벤치마킹을 했던 건 초창기 해외 밖에 없었죠. 많이 하다 보니 해외에서도 오히려 저희 것을 벤치마킹할 정도가 됐구요. 그것을 결국 우리가 기술이라 말하는 것인데, 저희한테 기술력은 곧 사람입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을 모셔오려고 하고 있습니다. 인재를 모으기 위해 회사 PR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 이미지, 마법사 경영 컨셉, 재밌는 대학생 마켓 활동, 회사의 굉장한 복지제도 등을 통해 결국은 이 회사에 들어오고 싶다라고 만드는 거죠.
IGM: 벤처기업이 줄 수 있는 금전적인 보상에는 한계가 있죠. 그 외의 보상에서 많이 신경을 쓰실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은 무엇이 있나요?
표철민: 사실 그게 돈이 많이 안 들어가거든요. 노력이 필요한데 귀찮아서 안 하는 거죠. 대개 연봉을 올려주면 OK이죠. 연봉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른 세세한 제도만으로도 많은 상황을 바꿀 수 있죠.
IGM: 특별히 신경 쓰는 인재관리 노하우가 있다면요?
표철민: 좋은 제도들이 많이 있는데요. 제도보다도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 가려고 노력합니다.그동안의 느낌은 회사 이미지를 만드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노력, (직원과의 대화도 있지만) 대중과의 대화에요. PR의 노력이죠. PR에 대한 노력을 열심히 하면 Public Relations이 아니라 Internal Relations도 되구요. 그것이 결국 모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PR 담당자 출신이어서 그런 것도 있구요, 'PR이 모든 것이다'라는 생각입니다. PR이 잘 되면 좋은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좋은 인재가 들어오고 싶은 이미지가 만들어져서 좋은 인재가 들어오면 기술이 만들어지고, 기술이 있으면 투자가 이뤄집니다. 투자가 이뤄지면 회사가 커지고 세일즈가 성장하고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을 때 기초로 해야할 일은 굉장히 역설적으로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PR입니다. 저는 그것을 처음에 둡니다.
IGM : 젊은 기업은 기업문화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위자드웍스만이 가지고 있는 기업문화라면 뭐가 있을까요?
표철민: 'CEO 택시운전사 제도'가 있습니다. 제가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거죠. 월요병을 없애주기 위한 '월요 식탐 원정대'라는 것도 있는데요, 맛집 찾아다니는 거죠. '독서삼매경 제도'라고 매월 업무와 관계 없는 책 3권씩 주문할 수 있는 제도도 있습니다.
IGM: 공부하랴, 대표직 하랴, 택시운전사 하랴 바쁘실 것 같습니다. 대표님께서 많은 꿈을 꾸고 계신 것 같습니다. 10년 뒤의 꿈은 무엇인가요?
표철민: 그때도 재미있는 일을 하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럴 수 있는 시간, 재력, 인간적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까지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많이 가지고 이뤄 놓은 거겠죠.
IGM: 대표님은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으세요?
표철민: IT가 재미있어요. IT 계속 할 거고요. IT가 인간의 삶을 조금씩 바꾸고 있는데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하잖아요. 그게 재미있어요. 분명히 20~30년 후에 돌아보면 크게 변했을 텐데
그 변화에 제가 일조를 하고 싶고요. 함께 했던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구요. 아주 크게 성공하면 저같이 젊은 사장들한테 투자를 할 수 있는 펀드를 운영하는 벤쳐 캐피탈을 해보고 싶어요. 그 이유는 젊음을 빨아 먹고 살고 싶어서에요. 젊음을 공유하고 싶어서요. 그들이 열정적으로 해 나갈 아이템을 나이들어서도 곁에서 공유할 수 있다면 돈은 안 아까울 것 같아요.
IGM: 젊은이들의 취업난이 심합니다. 취업 걱정은 안 할 것 같습니다. 취업 걱정을 하는 동년배들에게 한 마디?
표철민: 어린 학생에게는 다양하게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특히 대학생들. 아직 대학생이라면 소위 '스펙'을 남과 다른 독특한 활동 하나가 결과적으로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창업 경험 6개월이 여기저기 인턴보다 면접관들에게 좋은 스펙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친구들은, 결과에 너무 연연해서 슬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얼마든지 길은 있으니까요.
IGM: 안 되면 쉽게 창업을 해라?
표철민: 네, 안 되면 좌판 하나 깔면 되는 거죠. (끝)
작성일 : 10-04-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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