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휴대폰 뒷면을 열어보면 납작한 카드 모양의 유심(USIM)칩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이 유심칩

이 없다면 휴대폰은 먹통이 되어버리고 마는데요. 모 통신사의 광고에서는 여러 휴대폰에 동일한 유심칩을 사용하는 편리한 기능을 재미있게 보여주기도 했죠.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지난 2월 15일 ‘USIM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서로 다른 이통사라고 할지라도 자유로운 유심칩 이동을 허용하고 있는데요. 정작 소비자들은 아직까지도 유심칩 변경이 어렵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책공감에서도 이를 자세히 다룬 적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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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22)

왜 소비자들은 유심칩 이동이 안된다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원인은 통신사들이 임의로 유심칩 이동을 저해하는 위법행위를 해왔기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10일 SK텔레콤(주)와 KT(주)이 ‘유심(USIM)’ 이동성을 제약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등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행위를 적발하고, 이에 대한 과징금 30억 원을 부과한다고 발표했는데요.(SKT 20억, KT 10억) 통신사들이 유심칩 이동을 막기 위해 어떠한 위법 행위를 해왔는지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심이동, 부가서비스로 살짝 막으면 된다고?

통신사에서 제공하고 있는 부가서비스 중 ‘휴대폰 보호서비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휴대폰을 습득해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인데요, 보호하는 대신 유심 이동이 제한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의무적으로 부가서비스에 가입시키고 있었는데요. 어떤 소비자의 경우에는 ‘의무가입’으로 이해하기도 했다는데요, 사실은 이러한 활동이 위법이라고 하는군요.
 

통신사들이 이러한 방식으로 무단가입시킨 휴대전화사용자는 SKT는 약 624만 1600여 명, KT는 약 28만 4900여 명이라고 하니 어마어마 하네요.

USIM 이동에도 기간 제한이 있었나요?

신규가입시 판매업체로부터 많이 듣는 이야기가 ‘가입 후 1~3월 이내에는 유심, 단말기 변경 금지’라는 말일텐데요. SKT와 KT의 본사와 대리점간의 단말기 보조금 정산 등을 이유로 가입 후 익월말(최소 30일∼최대 60일)까지 유심 이동을 차단하는 것 또한 불법입니다.

이는 USIM 잠금장치 해제 정책의 취지에 맞지 않으며, 법적 근거 또한 없다고 하는데요. 소비자들의 자유로운 유심 이동을 일정 기간 제한해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한 것입니다.

USIM만 살 수 있다는데, 안된다고?

지난 2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발표한 USIM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에 따르면 유심 단독개통을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있으며, 통신사들도 시스템이 완료되는 대로 시행에 들어간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실제로는 소비자가 SKT와 KT에게 유심만을 판매한 후, 회선을 개통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경우, 이용자에게 단말기 제시를 요구하며, 단말기를 제시하지 않으면 USIM 단독 판매 및 회선 개통을 거부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단말기 정보(IMEI) 개통시 전산시스템에 등록해야 개통이 완료된다고 주장하지만, 확인 결과 사용하려는 단말기가 자사 판매 단말기이면 DB에 이미 단말기 정보가 저장돼 있고, 타사 단말기도 단말기 정보를 타사로부터 전송 받을 수 있는 등 개통시 이용자가 단말기를 직접 제시하지 않더라도 사업자 스스로 단말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는데요.

통신사들의 유심 단독판매 및 개통 거부행위는 이용 약관상 규정하고 있는 합당한 개통 거부 사유에 의한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이용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한 행위입니다.

해외 USIM은 사용 못하게 잠궈?

또한 SKT, KT가 자사 판매 단말기에 해외 유심 잠금장치를 설정해, 이용자가 해외 체류시 본인의 단말기에 해외 이통사의 유심을 부착해 사용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었는데요. 통신사에서 국제로밍서비스 수익 유지를 위해 단말기 제조사에게 해외 유심 잠금장치 설정을 요구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