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아웃소싱기업협회 > 뉴스 > 기업들, 비정규직 ‘줄소송’에 대비하라

비정규직 법, 왜 이렇게 떠들썩한가?
비정규직 법은 2007년 7월 1일부터 시행되었다. 비정규직법은 비정규직들을 고용불안과 차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법률로서, 2년을 초과하여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며, 만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하게 되면 파견근로자의 경우 직접 고용을,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정규직 전환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2년 이후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과의 불합리한 차별도 금지하고 있다. 시행 첫해에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만 이 법안 적용됐다. 이어 2008년에는 100인 이상인 사업장, 올해 7월 1일자로 5인 이상 100인 미만의 사업장으로까지 확대되었다. 현재 의회에서는 비정규직 사용제한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자 하는 정부 개정안과 현행법을 유지하되 법 적용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한나라당의 안이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이 법안을 두고 현재 기업측과 노동계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기업측은 세계적인 경제 불황과 기업들의 고용 유연성 확보, 비용 부담 등의 이유를 들어 ‘비정규직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법 개정이나 적용의 유예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비정규직의 대량 해고가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비정규직법 개정은 비정규직을 제도적으로 양산해 기업의 이익만을 대표하려는 개악’이라고 맞서고 있다. 논란이 어떻게 진행되건 간에 결국에는 법안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처리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기업들은 지금부터 이와 관련한 이슈들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들, 소송에 대비하라
비정규직 법에서 금지하는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첫째, 비정규직 사용에는 기간 제한이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정규직 전환 등의 의무가 발생한다는 것, 둘째, 동종 또는 유사 업무를 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임금과 복지 등에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소송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위험요소 1. 7월 1일 이후 계약 종료된 비정규직원 소송 가능성
먼저 법 적용이 시작된 7월 1일 이후와 법 개정이 완료되는 시점 사이에 계약이 종료된 비정규직 직원들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개정된 비정규직 법에서 사용기간제한을 연장하거나 법 적용을 유예할 경우가 문제다. ‘개정 전 법에 의해 해고된 비정규직이 개정된 법의 소급 대상이 되느냐?’하는 논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노총에서는 현재 부당하게 계약 종료 또는 해고되거나 비정규직법을 위반한 사용자들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만일 사용자가 곧 2년이 경과되는 비정규직 직원에게 “법 개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개정안이 통과 될 때까지 기다리며 근무 해보라” 하는 것은 법적인 리스크가 굉장히 크다. 추후 법 개정 이후 비정규직사용 제한인 2년을 초과 하여 사용한 것으로 여겨져 정규직 전환 의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기간이 끝나가는 비정규직 연장 사용에 대한 기업들의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 위험요소 2. 비정규직 차별 소송 가능성
지금까지는 같은 업무를 하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의 임금과 복지 등에서 차별에 대한 구제신청이나 소송이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차별시정 신청기간이 너무 짧았던 것도 주요한 이유 중에 하나이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차별시정 신청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여 근로자의 차별시정 신청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차별에 대한 소송도 많이 늘어 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차별에 대한 소송도 많이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직무에 대한 객관적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등 차별시정 구제 신청 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될까
현행 비정규직 법에서는 비정규직을 기간 제 및 단시간 근로자와 파견근로자로 나누고 있다. 각각의 고용 형태에 따라서 법 적용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고용 형태에 따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의 경우 2년 이내의 사용기간 내에서 자유롭게 계약을 하지만 2년 초과 시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는 것으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파견근로자의 경우 1년 이내 기간 계약을 하고 1회 연장을 가능하게 해서 총 2년 이내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역시 2년 이상 초과 시 사용사업주에게 고용의무가 생긴다. 이 둘 모두 동일 사업, 사업장에서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정규직 근로자와 있어서 합리적 이유 없이는 임금 및 근로 조건 등에 있어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 도급 고용 문제 불거질 가능성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파견 근무자와 비슷한 형태인 ‘도급 고용’ 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도급이란 하청회사가 그 소속 근로자를 직접 지휘, 감독하여 도급 받은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IBM에 전산 업무를 도급 계약으로 맡긴다고 치자. 이 경우 IBM 직원이 우리 회사의 관리 감독을 받는 것이 아니다. 때문에 비정규직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렇지만 도급 계약을 맺어서 일을 해도 사실상의 관리 감독을 회사에서 하는 경우 비정규직법의 적용을 받을 위험이 있다. 이 경우를 ‘위장 도급’이라고 한다. 현장에서 많은 경우가 이 경우에 해당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호텔에서 청소를 하는 비정규직이 있다. 그 일을 감독하던 임원이 호텔에서 퇴직하면서 도급 회사를 차려 기존 청소인력을 그대로 채용해 그 호텔의 청소 업무를 도급 받아 일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때 근로자의 관리 감독을 호텔 쪽에서 어느 정도 관여하거나, 그 도급 업체의 유일한 거래처가 그 호텔 하나여서 도급 업체의 독립성이 부족하다면 후에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할 때 위장 도급으로 판단되어서 문제가 될 위험성이 크다. 따라서 계약을 할 때에는 도급 계약 관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실제 업무에서 관리 감독도 도급 회사에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비정규직 중간에 쉰 기간 있어도 위법 가능
2년을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한 3개월 정도 쉬다가 다시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역시 기간을 소급 적용 받아 비정규직법 위법이 될 여지가 있다. 재계약 사이의 공백 기간이 유학이나 명확한 다른 원인으로 인한 공백인 것으로 입증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렇게 안 된다면 법 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 될 위험이 있다. 그 외에도 비정규직 직원을 2년 사용 후 동일 회사에서 별도의 직군을 만들어서 계속 고용을 하는 경우 역시 사용 제한 기간에 소급되어 정규직 전환 의무가 생길 위험이 크다.

▶ 2년 넘은 비정규직자 문자, 이메일 해고 무효
또 회사가 비정규직을 2년이 넘도록 사용한 경우에는 회사에서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특히 주의할 점은 2년이 넘어 해고를 통보하는 경우에도 이메일이나 문자로 해고를 통보하는 것은 원칙적으로는 서면에 의한 통지로 인정받기 어렵다. 반드시 해고 대상자에게 서면 통보를 하고 상대방에게 전달되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당사자가 수령을 회피 하는 경우라도 이메일이라든가 구두로 전달하는 것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부득이 비정규직 근로자와 계약을 종료하게 되는 경우에는 가급적 근로계약 기간 종료일자가 도래하기 전에 미리 상대방에게 계약 종료 예정임을 통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유사 업종 다른 회사끼리 기간제 근로자 교환은 신중히
그러나 유사한 업종끼리 기간제 근로자를 2년마다 서로 교환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 때는 다른 회사끼리라면 원칙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같은 계열사끼리 비정규직 직원을 반복해서 돌려서 쓴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또한 2년 계약직으로 사용하다가 용역이나 파견업체에 보내는 경우 역시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 역시 악용된다고 판단되면 불법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다.

▶ 정규직 전환 후 임금차별은 합법
비정규직들을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하면서 새로운 직군을 만들어서 임금체계를 달리하는 경우는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 현행법에서는 성별, 장애, 연령 등 특별한 조건이 있는 경우 외에는 일반적으로 정규직 직원간의 직무, 역량 등에 따른 차별은 불합리한 차별로 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업무가 정규직 근로자들이 담당하는 업무와 실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면, 그에 따른 차별은 가능한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 할 경우 이런 방법을 사용하여 정규직 전환이 된 비정규직 직원의 경우 다른 호봉이나 복지 체제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기업들 이렇게 대응하라
실무적으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 법적 대응, 커뮤니케이션, 사회적 책임 등 총체적 노력 필요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법적인 요건을 충족함으로 법적 위험성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에 그치는 것은 소극적인 대응이다. 단순히 법적인 책임만을 피하려 한다면 이랜드나 KTX 비정규직 문제와 같은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그 경우에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문제 있는 행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사전에 구성원들과의 이해를 높이는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했다.

▶ 4가지 대응 방안 리스트 체크
경총에서는 이와 같은 비정규직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여 예방하기 위해서 4가지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각 회사 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체크리스트를 만들 필요가 있다. 특히 사용기간의 제한과 차별 처우의 금지에 대해서, 조직안정화에 관련된 내용을 점검할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단순히 내용을 점검하는 것뿐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를 구성원들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그 과정에서 변화 관리를 하는 관리직의 역량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도 ‘정규직 전환이 비용이 들 수 있지만 운영 여하에 따라서는 투자의 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 정규직 전환 대응 전략 작성
먼저 비정규직 사용 기간 제한에 대한 구체적인 기업의 정규직 전환 대응 플로우(flow)를 설계해 보자. 기업은 근속 기간이 2년이 초과되기 전 중간 시점에 대상자가 계약을 연장을 할 만한지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 필요 하다. 예를 들어 1년이 지난 시점에 중간 평가를 통해 계약을 연장하거나 종료할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능력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확보하게 되고 근로자 역시 근무 의욕이 향상된다는 이익이 있다. 그리고 추후 2년계약이 끝날 시점에 대상자가 정규직 전환이 될 만한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 해야 한다. 만약 자격이 있다면 정규직과 동일한 처우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합리적인 차별적 처우가 필요한지도 판단해야 한다. 평가 결과에 따라 대상자를 정규직으로 전환 하거나 또는 계약 해지를 결정한다고 하면 유형에 따라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면 비정규직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차별 금지 요건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 인가? 먼저 차별에 대해서는 세 가지 기준으로 판단 할 수 있다. 첫째, 동종 또는 유사 업무에 비교될 만한 정규직이 있는지 여부, 둘째, 비교 대상이 되는 정규직에 비해 차별적 처우를 받고 있는지 여부, 셋째, 차별적 처우가 있다면 그것이 합리적인 이유에 의한 차별인지의 여부로 판단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같이 창구에서 업무를 보는 직원이라 할지라도 정규직 직원은 여신과 같은 전문성이 요하는 직무를 한다. 반면 비정규직 텔러 직원은 수신 업무만을 본다. 이처럼 업무의 자격 요건이 다른 경우에는 합리적인 차별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규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런 기준으로 차별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해서 합리적인 이유에서 차별이 존재한다면 현행 처우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합리적인 차별 처우의 이유가 없다면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직무 분석을 통해 해당 직무의 자격 요건을 명시하거나, 직무 내용을 세분화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직무를 명확히 구하는 등 합리적 차별이 가능한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법적 위험 회피에 급급하기 보다는 인사제도 효율화 기회로 삼아야
이랜드, KTX의 사례를 보자. 비정규직 관련 노사분규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법원은노사 분쟁 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고용을 인정하는 경향이 높다. 때문에 기업은 사전에 파견, 도급, 하청 등 비정규직 및 외주업무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둘째, 비정규직 관련 노사분규는 장기화 되는 경향이 있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 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퍼지기 쉬워서 회사 이미지에 손실이 크기 때문에 주의 깊은 대응이 필요하다. 셋째, 비정규직 문제로 인한 노사분규 종결 이후에도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의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노무 관리에 어려움이 생기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단순히 법적인 위험 요소를 피하려는 소극적인 대응만 해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된 인사제도(HR system)에 대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먼저 적법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인력운영 정책 및 인사제도에 대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나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한 전체적인 비전 및 전략에 따른 인력 운영 정책을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회사 내부 인사제도를 분석,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시의 문제점과 개선과제를 분석해야 한다. 그 후에 비정규직의 고용 정책과 고용 형태를 결정해야 한다. 또한 재직 중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안과 전환시의 평가 및 차별 해소 방안, 합리적인 차별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현천욱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과 하버드대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사법시험 18회를 통과한 후 미국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노동부 고문변호사, Amcham HR committee 위원장, 뉴욕 Sullivan & Cromwell 법률사무소,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다.

방호성 ESP House 대표 컨설턴트는 한양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한화정보통신 인사팀, 다산이앤이 HR컨설팅 사업본부 부사장으로 일했다. 현재는 ESP House 대표 컨설턴트 및 김앤장법률사무소 HR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