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연설이 유명하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 여기 그의 스피치 비결이 있다. 잘 새겨 활용하면 스피치 할 때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1.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듯 연설에도 리듬을 타라.

오바마는 흔히 지휘자로 비유됩니다. 아트 스피티적 관점에서 볼 때 오바마의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은 마치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교향곡을 연상시켰습니다. 도입부에서 미국인의 승리를 조용히 축하하다가 진솔하게 감사의 뜻을 펼치죠. 그리고 본론으로 들어가 오늘의 승리가 의미하는 바를 세계적인 이슈를 들어 차분히 설명합니다. 이 부분에서 다소 힘을 주어 말하면서 리듬을 타기 시작합니다. 물론 제스쳐도 청중을 지휘하듯 조금씩 커집니다. 이어 연설의 클라이맥스에서 방점을 찍더니 다시 서정적인 톤으로 사람들을 몰입시킵니다. 그의 연설이 드라마틱한 이유입니다. 그는 리듬을 타듯 연설에도 강약약, 세기를 달리 하면서 청중을 휘어잡습니다. 

2. 쉽고 간단한 언어를 반복적으로 활용하라.

오바마는 최고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연설만큼은 단순 명쾌합니다. 무엇보다 쉬운 문구를 자주 반복함으로써 청중의 집중도를 높였습니다. 쉬운 문구의 반복은 청중의 인지 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문장이 청중에겐 공감지수를 높이는 쉼표가 되는 것입니다.

3. 일화를 이용해 친근하게 다가가라.

오바마는 연설문에 일화를 자주 삽입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가 106세 흑인 쿠퍼 할머니의 인생을 통해 미국의 역사를 조명한 대목이 대표적입니다. 오바마는 평범한 쿠퍼 할머니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인종갈등, 경제공황, 제국주의, 공산주의 등 미국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오바마가 다시 '아메리카 드림'을 이룩하자고 호소했을때 청중은 모두 쿠퍼 할머니가 된 듯 감동에 휩싸였습니다. 그가 연설문에 자기의 불행했던 유년 시절이나 부모 이야기를 자주 삽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평범한 일화는 사람들에게 그가 자신들과 똑같은 사람이며 자신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게 합니다.

4. 청중에게 희망을 선물하라.

오바마의 연설에는 언제나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암울한 경제 상황 속에서 그는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며 새로운 꿈을 갖자고 말했습니다. 오바마는 '변화(change)'와 '희망(hope)'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합니다. 21세기 미국인들이 바라는 욕구를 간파해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그들이 자신도 모르게 희망을 갖도록 합니다.

5. 청중과 충분히 교감하라. 

오바마는 머리보다 가슴으로 연설을 한 사람입니다. 힘든 어린 시절을 헤치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삶의 응축된 메시지를 진솔하게 전달합니다. 감화적 리더십이 발휘된 대상은 여성을 비롯해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인디언 등 사회적 약자였습니다. 흑인과 백인의 피를 절반씩 나눠 받은 그는 누구보다 다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의 연설은 약자들과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토대가 됐습니다. 실제로 그는 시민들의 질문을 받는 자리에서 한 청년이 한국 출신임을 밝히자 서툰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건네 박수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6. 몸짓으로도 연설하라.

오바마는 연설할 때 연단을 100% 활용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단상에 가만히 서서 이야기하는 것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고개만 살짝 돌리는 것이 아니라 어께와 발을 완전히 돌려 청중을 돌아봅니다. 연단을 자유롭게 횡보하기도 하고 두 손을 포옹하듯 벌리면서 자신을 보여준다는 제스쳐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손끝을 하나로 모아 하늘을 향하면서 자신의 말에 힘을 실어 줍니다. 또한 오바마는 연설을 할 때 청중의 눈을 또렷하게 바라봅니다. 그는 눈빛 하나, 손동작 하나도 모두 연설의 일부분으로 여깁니다.

7. 진실한 마음으로 호소하라.

오바마의 연설을 접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것이 그의 연설에는 진실성이 듬뿍 묻어난다는 점입니다. 오바마 연설의 핵심은 자신이 이야기 하는 것과 자신이 믿는 철학이 일치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은 그가 말하는 내용이 모두 사실이며 진실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바마는 부모의 이혼과 불우한 청소년기를 극복하고 명문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지만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거부했습니다. 시민운동가로서, 지역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서민들 곁에서 자신만의 정치 철학을 만들었습니다. 이 삶의 과정은 미국인들에게 그의 진실한 인생철학이야말로 명연설을 탄생시킨 밑바탕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