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믿을 수 있는' 기업이 된다는 건 모든 경영자의 소망일 것이다. 전편에서도 살펴봤듯이 듀오 역시 ‘믿을 만한’ 회사가 되기 위해 차별화된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소비자 인식 속에서 업계 '대표' 브랜드로 각인된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소비자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기 위해 듀오는 어떤 노력을 펼쳤을까? 듀오의 마케팅, 인재관리 전략에서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해법을 알아보자.

세 번째, 결혼 당사자들에게 익숙한 매체를 활용하다
먼저 듀오는 당시 영세 결혼정보업체들과 달리 홍보에 특히 주력했다. 업계 최초로 전담 대외 홍보팀을 구성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마케팅 대상은 실리주의적이고 안정지향적이나 능동적인 20~30대의 결혼 당사자들로 삼았다. 당시 결혼 결정의 주체가 부모에서 결혼 당사자로 옮겨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시기였고, ‘중매’에 대한 젊은 층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듀오가 처음 시도한 것은 그 무렵 한창 유행하던 온라인 통신이었다. 인터넷 태동기인 90년 대 중반, 대학생을 비롯한 20~30대를 중심으로 온라인 통신이 급격히 확산되었는데, 듀오는 1996년 온라인 통신 사상 최초로 이성 정보 제공 서비스를 시작했다. 천리안, 하이텔 등에서 자신을 소개하고 쪽지 기능 등을 활용해 상대의 정보를 확인하고 만남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적인 형태의 데이팅 서비스였지만, 젊은 층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온라인 통신을 통한 이성과의 만남을 다룬 영화 ‘접속’의 선풍적 인기로 온라인 통신 붐이 조성된 것도 창업 초기 듀오의 이름을 알리는데 호재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유력 일간지에 '컴퓨터 중매 회사'로 소개된 것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젊은 층에게 어필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기회였다. 당시 시장 자체가 형성되는 시기였고,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언론보도를 통해 객관적인 권위가 부여되자 '컴퓨터 매칭 결혼정보회사 = 듀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하게 된다.

네 번째, 무조건 노출은 NO! 홍보도 차별화한다
최초의 온라인 통신 서비스 인기와 언론 매체 보도, 그리고 앞서 소개했듯 인기 프로그램 '사랑의 스튜디오'의 제작 지원에 힘입어 듀오는 초기 브랜드 인지도 구축에 성공했다. 이후 방송매체의 협찬 요청이 쇄도했다. 그만큼 듀오는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이다.

듀오의 ‘이름 알리기’가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가자 듀오는 대중매체를 활용한 홍보방침을 무조건적인 노출보다는 결혼정보회사의 ‘전문성’을 부각시키는 것에 초점을 둔다. 신생 기업인 만큼 방송 프로그램에 어떻게든 한번 더 이름을 노출시키려고 할 텐데 듀오는 반대로 방송사의 PPL(Product Placement, 제품 간접 광고) 형태의 협찬 요청은 대부분 거절했다. 대신 '사랑의 스튜디오'와 같은 구성의 방송 프로그램에 제작을 지원하는 것 외에 영화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2002년, 감독 모지은)'나 '작업의 정석(2005년, 감독 오지환)' 등과 같이 커플 매니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거나 결혼정보회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 각종 지식과 노하우를 제공하는 등의 활동만 하고 있다.

이는 듀오의 브랜드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홍보 담당자는 전한다. 대중에게 기억되지 못하는 기업이라면 생각지 못할 전략이지만, 초기 비교적 성공적으로 다진 브랜드의 인지도를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정반대의 길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홍보 활동으로 듀오의 인지도 향상뿐 아니라 커플 매니저란 직업이 각광받는 직업으로 부상하고, 결혼정보업 자체에 대한 인식까지 개선된 것을 보면 듀오의 판단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까지 보여진다.

듀오의 광고 전략은 어땠을까?  만약 당신이 경쟁사와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서비스를 갖췄지만 마케팅 여력이 한정된 중소기업 사장이라면 어떤 광고를 하겠는가? 단 TV 광고는 할 수 없고 옥외 광고만 가능하다면. 아마 가능한 많이 서비스의 우수성을 채워 넣고 회사의 이름을 큼지막하게 박아두려고 하지 않을까?

그러나 듀오는 오히려 서비스의 장점으로 지면을 도배하기 보다는,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동반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듀오의 전담 광고팀은 사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젊은 세대들의 연애관, 결혼 트렌드 및 새로운 결혼 패러다임을 반영하며 꾸준히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 제작에 힘썼다. 이들의 감각과 노하우는 지난해 ‘결혼해 듀오’ 시리즈로 ‘한국의 광고 PR인 2009’ 옥외광고 부문 상을 수상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듀오가 해마다 결혼 정보업 부문 소비자 선정 브랜드 대상 등을 놓치지 않을 만큼 소비자의 많은 사랑을 받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다섯 번째, 확실한 인재관리 프로세스를 통해 스타를 만들다
마지막으로 듀오가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고객의 필요에 착안해 주력한 것이 바로 ‘전문가를 만드는 일’이었다. 혹시 ‘컴퓨터를 통한 매칭’으로 유명한 듀오이기 때문에 커플 매니저의 역할은 별로 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대답은 NO! 커플 매니저는 '결혼정보회사 소속으로 고객에게 가장 어울리는 배필을 찾아 주는 결혼 전문가'라는 정의(네이버 백과사전)에서 볼 수 있듯이 회원의 성혼까지 그 역할은 상당하다. DMS 시스템을 통한 1차 매칭 후 2차 매칭에서는 커플 매니저의 경험, 감각과 노하우가 거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정도다. [(上)편 기사 참조]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문 커플 매니저를 육성하기 위해 듀오는 먼저 전화 상담, 회원 가입을 담당하는 상담 매니저와 매칭과 회원 관리를 담당하는 매칭 매니저로 역할을 구분했다. 대부분의 결혼 정보업체에서 매니저가 상담부터 매칭까지 모두 책임지는 것과 달리 듀오의 매니저들은 전담업무에 집중하면서 전문성을 키웠고, 매니저 당사자뿐 아니라 고객 만족 향상으로 이어졌다. 채용할 때부터 각 역할에 맞는 역량을 고려해 선발한다고 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커플 매니저에 적합한 사람을 뽑는 것이다.

커플 매니저에 적합한 인재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다양한 인생 경험 그리고 풍부한 연애 지식 등을 갖춘 사람으로, 주부가 가장 선호된다고 한다. 실제로 현재 듀오의 커플 매니저 중 80% 이상이 주부이고, 평균 연령은 40대 중반이라고 하니 의외이기도 하다. 이들을 1주일간 직무교육을 거쳐 3개월 간의 사수제 밀착 교육을 통해 전문가로 태어난다. 실적 1위 매니저의 노하우 공유도 중요한 교육 과정 중에 하나다. 프로를 만들었다면 프로에 걸맞은 대우도 필요한 법.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가 주어지는데 이를 위해 정확한 평가가 매년 이루어진다. 매칭, 성혼율, 재가입 건수, 만족도 등 11가지 항목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임원 평가를 합산해 고과에 반영하고, 평가결과가 낮을 경우 재교육이나 보직 이동의 조치가 취해지기도 한다. 직무에 적합한 인재의 채용부터 교육, 육성, 그리고 정확한 평가까지 확실한 인재 관리 프로세스를 갖춘 것이다.

더 나아가 듀오는 매니저 한 사람, 한 사람을 스타로 만들기에 주저하지 않았다. 업무 시간에 외부 강연, 방송 출연 등을 허용하고 도서를 출판하면 이를 적극 홍보해줬다. 이러한 지원 아래 '대한민국 1호 연애강사' 이명길씨를 비롯, 듀오가 자랑하는 이벤트 매니저 이재목 씨 등 스타 매니저들이 탄생했고, 그 외에도 연애와 결혼 관련 도서를 출판한 직원이 상당하다. 이는 매니저들이 전문성을 더욱 쌓기 위해 노력하는데 동기 부여가 됨은 물론 스타 매니저를 보유한 듀오에게도 이득이 된다는 사실을 잘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듀오를 계속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
고객의 입장에 서서 ‘믿을 만한’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듀오는 시장 점유율 60%로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두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02년부터 확장한 듀오 웨드, 듀오 아카데미도 선전하고 있다. 매년 각종 소비자 대상을 휩쓸 뿐 아니라 지난 4월 소비자 보호원 조사결과, 결혼정보업체, 웨딩업체 가운데 소비자 피해가 단 한건도 접수되지 않을만큼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기업이 되었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얼마전 경쟁사 S사의 소송으로 ‘1위 업체’ 광고 금지 결정이 내려졌고, 한때는 타 업체의 ‘등급표’ 가 듀오의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의 대대적인 공분을 사기도 했다. 2001년부터 코스닥 상장 신청에서 탈락한 것도 세 차례에 이른다. 여전히 결혼정보업 시장 자체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이 문제였다. 군소업체의 난립으로 시장이 성숙을 넘어 포화상태로 발전하고 있는 것도 듀오의 미래를 장미빛으로만 보기는 어렵게 한다.

그러나 듀오는 변함없이 또 한 걸음 고객에게 다가섰다. 부부의 날을 맞아 무료로 ‘부부상담 클리닉’을 운영한 것. 향후 또다른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고객과 평생을 함께하는 인생 종합컨설팅 회사로 발전해간다는 비전에 맞게 자기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듀오는 업계의 선두로서 시장 자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책임이 막중하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에 서려는 듀오의 노력이 다하지 않는 한, 앞으로의 결혼 정보업 시장을, 또 듀오를 지켜볼 이유는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