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아웃소싱기업협회 > 뉴스 > 모바일 인터넷 ,빅뱅,이 세상을 통채로 바꾼다.

모바일 인터넷이 새로운 승자와 패자 가를 것
2009년 12월 15일 모건 스탠리는 ‘모바일 인터넷 보고서(Mobile Internet Report)’라는 매우 의미심장한 보고서를 하나 내놓았다. 특히 이 보고서는 1995년 닷컴붐을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터넷보고서(The Internet Report)’를 작성한 메리 미커(Mary Meeker)의 주도하에 424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으로 쓰여져 앞으로 모바일 산업을 예상하는 데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의 핵심은 IT업계에 모바일 혁명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의하면 지금까지 IT 업계는 여섯 번의 중대한 사이클을 가지고 변화했다고 말한다. 1960년대 메인프레임 컴퓨터, 1970년대 미니 컴퓨터, 1980년대 퍼스널 컴퓨팅, 90년대 데스크탑 인터넷시대가 열렸고 이제 2000년대가 되어서 여섯 번째 사이클인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도래했다고 밝히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의 성장속도는 PC보다도 훨씬 빠르며 앞으로 5년 안에 모바일 인터넷 사용은 PC보다 무려 2배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새로운 사이클이 시작될 때마다 시장에는 새로운 승자와 패자가 생겨났다. 따라서 모바일 인터넷 시대는 새로운 전략적 변곡점이 도래했음을 뜻한다. 전략적 변곡점에 잘 적응하는 회사는 10배 빨리 성공하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는 10배 빨리 망할 것이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3가지 축: 인프라, 플랫폼,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발전은 세 가지의 축으로 발전하게 된다. 우선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분야이다. 인프라 구축에는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관여하게 된다. 미래는 손안의 컴퓨터 시장에 있다고 믿었던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사장은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거액을 들여 보다폰 일본 법인을 인수하여 이동 통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초기에 부진했던 사업은 결국 아이폰의 성공과 더불어 소프트뱅크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었다. 지난 2009년 10월 소프트뱅크는 연결 결산에서 영업이익이 작년에 비해서 28.1% 증가한 2306억 엔, 순이익은 72.1% 증가한 707억 엔으로 기업 역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덕분에 2700억 엔에 이르는 누적손실을 단번에 털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소프트뱅크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일부 소문과는 달리 일본에서 아이폰이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최근에 한 조사에 의하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47%를 차지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단일 모델로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휴대폰이다. 이러한 성공에 고무된 손정의는 사람이 코와 입으로 숨을 쉬듯 휴대폰도 음성통화와 무선인터넷으로 이루어진다며 현재 4000개 정도인 공공 무선랜을 앞으로 수만 개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인터넷의 인프라 측면에서 보면 손정의는 전략적 변곡점에 대한 대처가 빨랐고 덕분에 가장 앞서서 성공을 경험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시대 발전의 또 다른 축은 플랫폼이다. 이러한 플랫폼의 예는 앱스토어이다. 애플은 인프라 측면에서 보면 아이폰을 만들고 또한 앱스토어라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창조해낸 앱스토어는 누적 다운로드가 20억 건을 돌파했으며 2009년도 매출만 10억 달러가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휴대폰을 만들기 시작한지 2년 6개월 밖에 안된 애플이 3200만 대의 휴대폰을 판매하면서 순이익으로 노키아를 추월할 수 있었던 데는 앱스토어의 존재가 가장 크다. 앱스토어는 모바일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해내며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애플의 성공에 삼성이나 노키아 같은 전통적인 휴대폰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구글과 MS같은 소프트웨어업체, 여기에 SKT같은 이동통신사까지 앱스토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앱스토어는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대표하는 플랫폼 형태로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생태계 안에 존재하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들이 바로 모바일 인터넷 시대의 마지막 세 번째 축이다.

사실 모바일 인터넷의 첫 번째 축인 인프라 부분과 두 번째 축인 플랫폼 부분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일반기업은 모바일 인터넷 시대라는 전략적 변곡점을 맞이하여 새로운 승자로 거듭나기는 사실상 힘들다. IT 분야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기득권이 없는 세력이 눈 여겨봐야 할 부분은 모바일 인터넷 세상의 세번째 축을 담당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분야는 기업이 아니라 개인이 뛰어들어도 부자가 될 수 있는 유망한 분야이기도 하다.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30살의 에단 니콜라스는 iSHOOT 이라는 게임을 앱스토에 올려서 단 한달 만에 60만 달러를 벌었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예 회사를 창업했다.

주목받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게임과 전자책
현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게임과 전자책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부자가 된 개발자 대부분이 게임의 성공으로 이루어졌다. 앱스토어에서 게임이 인기가 많자 애플은 휴대용 게임기로서 아이폰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DFC 인텔리전스에 의하면 앞으로 5년 안에 아이폰이 닌텐도와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를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했다. 실제로 닌텐도의 CEO인 이와타 사토루는 앞으로 닌텐도의 이익이 아이폰에 의해서 위협받을 것이라고 밝힐 정도다.

전자책 역시 앱스토어에서 큰 인기다. 현재 앱스토어에 가장 많이 올라오는 컨텐츠가 바로 전자책이며 다운로드 숫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부터는 앱스토어에 올라온 일본 만화들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 조사 전문 기관인 Flurry는 고질라가 도쿄를 급습했던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아이폰의 만화시장이 빨리 성장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런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데스크탑에서도 인기가 많았던 게임이나 전자책 분야뿐만 아니라 모바일 인터넷 기능을 극대화하여 데스크탑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기대되는 것은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한 모바일 오피스다. 최근 자주 사용되는 용어인 클라우드 컴퓨팅은 사실 1970년대에도 있었던 개념이다. 최근까지 클라우드 컴퓨팅은 말 그대로 뜬구름 같은 개념으로 용어 자체도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은 모바일 인터넷과 결합하여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 이미 애플은 '모바일미'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선보여서 차근차근 이 분야에서 성장을 하고 있다. 모바일미는 이메일과 데이터 저장 일정관리 등을 해주는 간단한 서비스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서 의미가 있다. 모바일 오피스 역시 클라우드 컴퓨팅에 힘을 실어다 줄 것이다. 여러 기업들이 아이폰 한국 발매가 이뤄지자 마자 이를 단체로 구입하여 직원에게 나눠준 것은 아이폰이 그만큼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증강현실 등은 엄청난 변화를 예고
이 밖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쇼핑, 금융, 교육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지금까지 볼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탄생시킬 것이다. 가장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인 GPS를 이용한 위치기반 서비스. 최근 한국의 한 블로거는 한번도 가본적 없는 스페인에 출장을 갔는데 아이폰 덕분에 한번도 헤매지 않고 모든 업무를 볼 수 있었고 관광지도 혼자 돌아다녔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 서비스를 칭찬했다. 이런 강력한 GPS기능에 광고가 결합된다고 쳐보자.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맛집 이름이 매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고 하는데 만약 GPS와 맛집이 결합된다면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GPS 맛집 서비스는 훨씬 큰 파급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GPS에 무선인터넷, 나침반, 카메라 기능이 합쳐지면 지금까지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증강현실 서비스도 가능해진다. 증강 현실은 현실세계의 정보에 컴퓨터의 가상세계가 결합하는 신개념의 서비스다. 아이폰용으로 등장한 증강 현실 브라우저인 세카이 카메라를 실행하면 아이폰으로 특정한 물건을 비출 때 그 물건에 대한 정보가 나오게 된다. 증강현실은 우리 생활 곳곳에서 활용될 수 있다. 건물에 휴대폰을 비추니 건물에 대한 정보가 나오는 날이 오면 부동산 회사는 영업형태를 바꿀 수 밖에 없다. 백화점에 가서 물건에 휴대폰을 비추면 물건 정보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까지 같이 검색된다면 유통에도 새로운 변화가 불어 닥칠 것이다. 이 밖에 증강현실은 여행, 의료, 국방, 게임, 마케팅 등 우리 세상 전부를 바꿀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과거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광받았고 인터넷 붐이 일어나면서는 구글과 아마존이 나타났다. 앞으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또 다시 새로운 선두 기업들이 탄생할 것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이 새로운 블루오션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맹활약을 기대해본다.

김정남 칼럼니스트는
IT 전문 칼럼니스트로 <세계최고의 디지털리더 9인의 이야기>, <게임의 운명을 결정하는 상상력과 기획>를 저술했다. 전자신문사외 여러 언론사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에서 시행하는 2008년 IT-과학부분에서 블로거 기자상을 수상한 파워블로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