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 고용 불안, 열악한 처우. 비정규직을 둘러싼 사회의 인식이다. 하지만 ‘비정규직’이라는 고용 형태에는 이렇게 부정적인 측면만 있을까? 이런 현상에는 비정규직을 비용절감의 수단으로만 보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단편적인 생각과 비정규직이라는 고용 형태를 부정적으로만 보는 사회적 인식이 밑바탕에 자리잡고 있다.
비정규직이란?
비정규직은 어떻게 분류할 수 있을까? 노동부의 기준을 살펴보면 고용기간에 따라 1개월 이상 1년 미만 고용하는 임시직, 1개월 미만의 일용직을 구분해 비정규직에 포함한다. 고용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퇴직금과 상여금을 지급받거나 기업의 인사규정에 의해 채용된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가 포함된다. 또한 비자발적인 사유로 계속 근무를 할 수 없는 경우 및 근로시간이 짧은 파트타임 근로자도 포함되며, 근로 제공방식이 특수한 경우, 예를 들어 파견, 용역 근로자들이 비정규직에 포함된다. 2009년 3월 노동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은 임금근로자 중 33.4%를 차지하며 537만 4000여 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비율은 더 높다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걸까? 한국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가장 큰 목적은 노동유연성 확보와 비용절감이다. 즉, 호경기와 불경기에 인력 수요에 차이가 존재하는데 비교적 해고가 자유로운 비정규직을 고용하면 이런 상황에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규직에 비해 임금도 낮을 뿐 아니라 복지 비용이나 퇴직금 등이 없어 비용절감에 유리하다. 반면 이런 이유로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는 비정규직을 기피하고 제도적으로 보호받기를 원한다.
빼앗으려면 먼저 주어라
하지만 이런 인식을 바꾸지 않고는 비정규직 문제를 생산적으로 풀기 어렵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빼앗으려고 하면 반드시 먼저 주어라’라고 이야기했다. 비정규직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비정규직을 단순히 ‘비용절감’이 아니라 우리 기업의 궂은 일을 맡아 하는 ‘손발’이라고 생각하고 업무의 대가와 교육 등 어떻게 가치를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스타벅스는 아르바이트 직원에게도 보험 및 스톡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이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하며 정규 직원을 뽑을 때에도 매장 아르바이트 경험이 필수이다. 스타벅스의 회장인 하워드 슐츠는 자부심과 열정을 가진 스타벅스의 직원들을 성공의 일등 공신으로 꼽는다.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일본의 캐주얼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인사 원칙은 크게 2가지이다. 먼저 보수는 성과를 통해 스스로 획득해야 한다는 '실력주의'와 회사는 직원들의 성장을 돕고 직원은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서로 교환한다는 '가치 교환' 원칙이다. 이런 원칙 하에서 계약사원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계약 형태를 아르바이트, 준사원, 계약사원, 사원의 4가지 형태로 구분하는 것이다. 개인이 회사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따른 구분이며 정규직, 비정규직의 구분은 아니다. 이는 직원들의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많은 보수를 얻고 유니클로 내에서 계속 승진해나가고 싶다면 계약사원을 통해 사원으로 승진할 수 있다. 반면 단기간만 일할 계획이라면 아르바이트 사원을 선택하면 된다. 각 단계에서는 업무 평가 및 필기시험 등을 통해 승진하게 된다. 또한 계약사원에서 사원으로 승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원에서 계약사원으로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즉, 근로 '형태'는 개인의 결정에 맡기되 선택 내에서는 경쟁을 통해 실력과 의욕을 갖춘 자가 중요한 업무를 맡게 되는 것이다.일본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다이에(DAIEI) 역시 '고용 구분, 근무지 구분에 관계없이, 가능성 있는 사람, 의욕이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정규직과 파트타임직으로 구분되어 있던 고용형태를 일원화하고, 하는 일에 따라 처우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연령이나 근속에 상관없이 임금이 결정되며, 개인도 직급과 처우 면에서 개선되기 위해 노력한다.
평범한 직원도 비범하게 만드는 기업
2007년 출간된 서적 ‘에퀴티’에서 기업은 성장을 위해 직원을 존중해야 하고 소유권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직원들이 기업에 더 많은 기여를 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권한과 기회를 주어야 하며, 그 열매도 함께 나누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기업과 직원이 상생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이를 위해 소유, 문화, 경영방침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먼저 주식을 줌으로써 기업을 함께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자신들이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적극 행동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며, 모든 직원들이 그 기업의 경영 방침을 이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인의 기대가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회사가 직원을 중요시하면 평범한 직원도 비범한 일을 하게 된다.
비정규직 문제에는 다양한 이슈가 있다. 비정규직의 수나 근속년수를 늘리거나 줄이고, 정규직 파트타이머 등 다양한 고용형태를 도입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의 이전에 기업이 이들을 자산으로 보는 시각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들에게도 동기부여와 보상, 커리어 패스를 제공함으로써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기업에 애착을 가져 일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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