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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1-01 23:46
왜 동대문시장만 아직도? ‘셀업’이 이끄는 동대문시장의 디지털화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1,071  
   62-63_임정욱이 만난 혁신기업가.pdf (1,014.0K) [0] DATE : 2021-01-01 23:46:21
왜 동대문시장만 아직도? ‘셀업’이 이끄는 동대문시장의 디지털화
임정욱 TBT 공동대표2021년 01월호

 

“음식배달도 옛날에는 다 전화주문이었는데 이제는 모바일 앱을 통한 주문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택시를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가 됐죠. 그런데 동대문 의류시장은 아직도 전화주문, 수기 영수증, 현금거래 등 아날로그 방식에 머물러 있습니다. 오랫동안 동대문에서 일을 하면서 왜 이것은 바뀌지 않을까 항상 의문을 가졌습니다. 아무도 안 한다면 내가 직접 해결해보자고 시작한 겁니다.”
‘셀업’이라는 온라인 B2B 거래 플랫폼을 만들어 한국 최대의 패션마켓인 동대문시장의 디지털화를 꾀하는 여성 창업가가 있다. 2019년 3월 쉐어그라운드를 창업한 이연 대표다. 쉐어그라운드는 2019년 5월 셀업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동대문시장의 중추인 2만5천 곳의 도매상, 약 29만 곳의 소매상과 그들을 연결하는 사입삼촌의 거래 비효율을 해결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대표의 창업여정을 들어봤다.

사입삼촌에 의존하던 업무, 앱 하나로 해결
도예과를 나온 이 대표는 2013년 도자기 공예방을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 공방에서 아무리 멋진 공예품을 만들어도 팔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큰 업체가 아니고서는어디서도 입점 제안서를 받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궁하면 통하게 하라고 했던가. 아예 직접 물건을 팔 수 있는 ‘써리마켓’이란 플리마켓을 열었다. 대중의 눈길을 끌기 위해 전시회도 열고 DJ를 불러 클럽처럼 운영도 해봤다. 이런 기획력으로 써리마켓이 장안의 화제가 되자 쇼핑몰 두타에서 연락이 왔다. 두타에서 여는 수제품 팝업스토어의 운영을 맡긴 것이다. 이후 신인 디자이너의 옷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 운영도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동대문시장을 배우는 기회가 됐다. 두타 전체 매장 중 매출 1위를 할 정도로 인정받았지만 이 대표는 만족을 몰랐다.
자신의 일을 하고 싶어 2017년 두타를 나왔다. 홍대 앞에 30ME(써리미)라는 의류매장을 열었다. 댄스 뮤직비디오 영상을 통한 패션 프로모션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화제를 모으며 단체주문이 이어지기도 했다.
처음에는 오프라인에서 장사가 잘됐다. 그런데 사드 사태로 중국 관광객들이 사라지면서 타격을 받게 되자 온라인으로 전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책을 사서 온라인 쇼핑몰 만드는 방법을 공부했다. 카페24 플랫폼을 통해 독학으로 직접 쇼핑몰을 만들었다. 그리고 스타일쉐어, 브랜디 등의 플랫폼서비스에 들어가서 의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매출은 다시 빠르게 늘어났다.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니 오프라인 매장은 물류창고처럼 돼버렸습니다. 온라인시장의 가능성을 느끼고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닫고 온라인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대문 도매시장은 새벽에 운영된다. 소매상들은 낮에는 상품 배송과 온라인 마케팅 등에 매달리다가 밤에는 동대문시장에 나가 도매상에게 직접 물건을 주문하고 받아온다. 사실상 24시간 일을 해야 한다. 소매상의 비즈니스가 커지면 이 일을 직접 할 수 없어 도매시장과 소매상을 연결해 물건을 대신 주문하고 결제대행을 해주는 사입삼촌에게 의존하게 된다. 이 대표도 자연스럽게 사입삼촌들과 일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동대문시장의 큰 비효율 문제에 직접 직면하게 됐다.
“매일처럼 동대문시장 사입삼촌을 통해 수십, 수백 곳의 도매상에 상품을 주문하고 배송받았습니다. 매일 아침 도착한 상품을 확인하고, 각각 낱장으로 들어온 영수증 내역과 대조하고 이를 엑셀로 옮겨 적습니다. 그런 다음 각 도매상의 은행계좌로 하나씩 송금을 합니다. 사업규모가 커지자 이 일을 하는 데만 매일 3~4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다른 업계는 다 디지털화가 되면서 종이나 현금거래가 사라지고 있는데 왜 동대문에서는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이 대표는 문제가 보이면 자신이 직접 달려들어 해결해내는 성격이라고 했다. 도자기 공방을 할 때도 팔 수 있는 곳이 없으니 직접 플리마켓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남들이 하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엔 난이도가 더 높았다. 소프트웨어 플랫폼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도전이다. 또 공부에 나섰다.
“스타트업에 대한 책을 가득 사서 열심히 읽었습니다. 결제, 핀테크, 기획, 마케팅 등 닥치는 대로 읽고, 경험이 있는 분들을 만나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수소문을 해서 개발팀장을 모시고 팀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이 대표는 2019년 초 쉐어그라운드를 창업하고 빠르게 셀업 베타서비스를 선보였다.
셀업은 동대문의 도매, 소매, 사입삼촌들의 아날로그 업무 프로세스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디지털화하는 서비스다. 소매상은 셀업 앱 터치 한 번으로 주문상품을 도매상에게 전달하고, 주문내역은 카톡을 통해 도매상들에게 전달된다. 사입삼촌들은 예전에는 주문내역을 종이에 인쇄해 들고 다녔는데 이제는 셀업 앱으로 다 끝낼 수 있다. 복잡한 주문내역을 일일이 엑셀로 옮겨 적을 필요도 없다. 수많은 상품 거래내역도 데이터화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정산과 세금계산서 발급 등의 업무도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다. 또 현금거래 위주의 주문환경도 개선해 현금결제가 어려운 소매상들이 사입대금을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예전에 하루 몇 시간씩 하던 일을 단 5분 만에 할 수 있도록 단축시켜준다”고 강조했다. 동대문시장을 효율화하는 디지털 운영체제(OS)를 만들어낸 것이다.

누적거래액 400억 원 넘어서…도매상품 피드서비스도 곧 론칭
사입관리서비스, 정산대행서비스, 화물연계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셀업의 수익모델은 각 서비스별 이용 수수료나 용역비다. 셀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20년에는 9월까지 5천 곳 이상의 도매거래처와 100여 곳의 소매거래처를 확보했다. 누적거래액도 400억 원을 넘어섰다. 동대문 사입 업무의 효율화가 필요한 중대형 온라인 쇼핑몰들도 셀업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셀업을 이용하는 많은 소매거래처는 “엄청난 시간을 소모하던 사입내역 확인과 세금계산서 발행을 모바일 앱을 통해 쉽게 할 수 있어서 좋다”는 반응이다. 이연 대표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셀업 플랫폼을 동대문 상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계속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다.
“도매상들의 상품 마케팅을 돕기 위해 도매상품 피드서비스를 곧 론칭할 계획입니다. 소매상들이 도매상들의 신상품을 바로 보고 주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또 쌓인 거래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자금이 필요한 도매상들을 위한 대출중개 등 금융연계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셀업이 동대문시장에 자리 잡으면 동대문 패션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이 올라가며 구성원 모두가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의 문제를 참지 않고 직접 해결에 나서는 창업가의 존재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