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은 해마다 수십 개의 신차 모델을 쏟아내고 있다. ‘다품종 양산’ 상황에 직면한 작업 현장에서는 로봇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한 라인 한 모델은 이미 옛날 얘기다. 한 개의 조립 라인에서는 여러 개의 모델이 함께 생산되고, 신차 모델이 출시되면 재빠르게 양산을 위한 모든 세팅을 마쳐야 한다. 이를 위해 신차 모델에 맞게 설비설계를 컴퓨터에서 완료한 후 현장에 적용을 시키게 되는데, 일반적으로 오류가 2,500~3,000개 정도가 발생한다. 컴퓨터와 현장을 오가며 수정하는 작업만 수개월이 걸린다.
(주)이지로보틱스(대표 범진환)의 DMWorks는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을 한 번에 해결한 세계 유일한 디지털 매뉴팩처링 소프트웨어로서, 2012년 공식 출시 이후 매우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며 국내외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지털 매뉴팩처링(Digital Manufacturing)은 PC 상에 가상 조립라인을 만들고 이를 이용하여 가상생산을 실행함으로써, 실제 생산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발견 및 수정하여 최적의 생산 프로세스 및 생산 수단을 찾고자 하는 기술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가상(Simulation)’과 ‘실제(Real)’가 얼마나 일치하느냐이다. 이지로보틱스의 범진환 대표는 “디지털 매뉴팩처링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지멘스나 다쏘시스템과 같은 브랜드들도 이를 추구하지만, 컴퓨터상의 로봇 모델과 실제 로봇과의 차이가 무시 못 할 정도로 크다”며,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오차들이 누적되어 심하게는 수십 밀리미터 까지도 로봇 오차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지로보틱스의 DMWorks는 이러한 문제를 위한 세계 최고의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기술’을 갖추고 있다. 범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실제 작업장은 수많은 로봇과 장비들이 연결되어 서로 상대적으로, 즉 ‘기구학’적으로 작동하게 되는데, 기존 소프트웨어들은 실제 작업 라인의 기구학적 작동을 감안한 기구학식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십, 수백 대의 로봇과 장비를 연결하여 작동시켰을 시 설계상에서는 문제가 없을지라도 전체를 작동시켰을 때에는 많은 오류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DMWork는 전 세계에 보급된 약 300여 개의 로봇 모델을 ‘Calibratable Kinematic Model(실제와 기구학식을 일치시킬 수 있는 모델)’ 형태로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내장하고 있는 전 세계 유일한 소프트웨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존의 소프트웨어들이 제품과 공장 설비의 데이터 관리에 보다 중점을 둔 컴퓨터공학 및 산업공학적 소프트웨어라면, 이지로보틱스의 DMWorks는 실제와 동일한 작업장 생성과 시뮬레이션에 중점을 둔 기계공학, 로봇공학 및 컴퓨터공학이 융합된 소프트웨어”라고 강조했다.

이지로보틱스는 이 외에도 3D 레이저 비전(Laser Vision) 분야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로봇 생산 시 로봇 손 끝에 3D 비전 센서를 장착하여 각종 측정 및 검사를 수행하게 되는데, 온도 변화에 따라 로봇 팔 길이가 달라져 측정에 오류가 생긴다. 이지로보틱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3D 비전 센서와 자체적인 캘리브레이션 기술을 접목한 ‘실시간 온도 보정 캘리브레이션 기술’을 개발했다. 변화하는 주변 환경에 맞게 거의 실시간으로 보정을 실시함으로써 측정 정밀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이와 관련 범 대표는 “이지로보틱스의 실시간 온도 보정 캘리브레이션 기술 역시 외국의 독점적 기술에 대항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기술로서, 향후 관련 시장이 크게 확장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로보틱스는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하여 GM 코리아, 현대 중공업, 현대 위아 등에 DMWorks와 이를 이용한 공법시뮬레이션 및 로봇 OLP (Off-Line Programming) 서비스를 공급해왔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의 전 세계 공장에서는 신차 양산 프로젝트마다 DMWorks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그 1차, 2차 협력업체 및 관련 부품업체들도 DMWorks를 구입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범 대표는 “현대기아차에서는 거의 모든 공장에서 DMWorks를 활용해 공법시뮬레이션 및 로봇 OLP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작업은 현대기아차 신차 양산 프로젝트의 필수 업무로 자리잡았다”며, “이것은 DMWorks가 실제 생산라인에서 기존 생산 프로세스에 유기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신차 양산에 있어 매우 편리하고 효율적인 솔루션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자, 원자력, 플랜트 등 규모가 큰 산업 분야로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지로보틱스는 이를 발판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개척도 나선다. 현재 산업용 로봇 구매 1위인 중국 시장이 단연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학 교육용으로도 보급함으로써 새로운 디지털 매뉴팩처링 기술의 저변 확대 및 우수 인력 양성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DMWorks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듯하다. “현재 시장은 정보의 빠른 전달과 공유 및 통합관리를 요구하는 만큼 기존 3D 시뮬레이션 기술과 제조기술에 대해 ‘IT 정보기술’까지 융합하여 생산성은 물론 고객의 편리함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범 대표는 전했다. “억지로 융합하다보면 오히려 필요 없는 제품이 나올 수 있다. 필요에 의해 여러 분야의 기술을 동원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융합이며, 이때 편견 없이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융합’의 기본”이라 말한 것처럼 이지로보틱스는 시장이 요구하는 대로 더 많은 구상과 창조를 이어갈 듯하다.